토대
3.
B: 선생님의 경우, 글쓰는 게 삶에 무엇을 주었는가요, 보람이 있었는가요, 그게 영문이던 국문이던?
A: 글쓰기는 내게는 '삶의 유익성'이라거나 '보람'이는 말과는 관계가 없어요. 아, 나의 글쓰기의 맨 밑바닥엔 스스로가 사회적으로나 가정에서나 도움이 안되는 사람이라는 말하자면, 불신감 같은 것 깔려있었던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B: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전혀 뜻밖의말씀인데요?
A: 아니 이건 빈 말이 아니예요. 사회 적응력이 퍽이나 낮았답니다. 능력이 있는 직장인이 아니었어요. 현실감이 떨어지는 사고를 나이가 들어서도 버리지 못하엿던 것이지. 중년의 나이에 이르기까지 그런 편이었어요. 집에서도 가장으로서 인정을 받지못하는 존재였고.
B: 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은 대개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약하다던데요.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A: 이 점과 관련하여 한가지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그 AUTHORHOUSE출판사의 첫 담당자와 나의 원고,Landscapes Invisible를 놓고, 어떤 분야의 작품인지 어떤 독자층을 마음에 두고있는지 등의 질문지에 나는 단순히 미국에 사는 어린 내 손자에게 인정 받고 싶어 이 영문의 글을 미국에서 출판하려고 한다는 대답을 이메일에 적어보냈습니다. 어느 독자층이 내 책을 선호할 것이라거나 서점에서 책이 얼마나 팔릴까 등등의 기대감은 아예 하지도 않았고요. 내가 '창동인블루'라는 fact-fiction의 소설형식의 우리글 작품을 10년 이상이나 같은 제목아래 시리즈로 출간하면서도 독자를 거의 의식하지 않았습니다. 2년가까이 걸려 하나를 완성하여 출판하고는 그 책에 대한 관심은 아례 버립니다. 왜냐하면 머리속이 그 다음 시리즈의 글 주제로 가득 채워져 그 책을 누가 관심을 갖거나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등은 내게는 관심 밖의 일이었습니다.
B: 출판사에서는 안팔리는 책을 계속 출판할 수는 없었을 텐데.
A: 당연히 그렇겟지요. 그렇지만 그 출판사는 내 책을 묵묵히 출간해주었습니다.
B: 그 출판사 주인은 선생님의 그 책의 작품성에 대한 확신이 잇었던가보죠. 아니면, 선생님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감이 잇엇다거나.
A: 그런 것과는 무관해요. 그저 10년 이상 묵묵히 책을 만들어주었습니다.
B: 어느 출판사입니까?
A: 내가 그 소규모 출판사의 대표였으니까. 그리고 그 출판사는 내 책만 발간했습니다. 무려 10년 이상을 . 내가 그 창동인 블루(Chang Dong in Blue)시리즈의 7을 끝으로 그 출판사도 정리하였고요.
B: 그런 일을 오시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어나요?
A: 왜, 없었겠어요. 집사람 몰래 그 책을 출간하였으므로 출간 전후는 신경을 많아 썼었지요.
B: 돈벌이가 안되는 짓을( 짓이라고 해서 미안합니다.) 가족 몰래 1ㅐ년 이상이나 해오시다니.
A: 반 고흐가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가를 자주 생각하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 화가도 생전에 그림 한점 못판 화가 아니었습니까. 자신의 후원자인 동생이 그 형을 지켜주고싶어서 그림을 남이 사는 것처럼 해서 샀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B: 뭐 그런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 세세히 물어보지않겟습니다. 불편해 하실테니까요.
그래도 뭔가 다른 요인이나 계기가 잇었을것 같은 데요.
A: 나의 경우 글쓰기에 적합한 요소가 먼저 자연적으로 주어진 편입니다. 글을 쓸려면,( 여기 글이란 문학적 작품이라고 불러둡시다) 애를써서 사회적 고립, 이를테면 가요.사회와 거리두기를 하지않아도 되었습니다. 그 어디에서나 나를 필요한 존재로 찾는 이가 없었으니까. 내가 산에 혼자 들어가 잇거나 도서관에 묻혀 지내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집안의 생계는 어떻게 꾸릴수 있었는가 라고 이 자리에서는 묻지 마시기를! 우선은 글쓰기라는 주제만을 놓고 대화합시다. 나의 바깥 출입처로는 주로 도서관입니다. 그리고 주변 뒷산에사거나 바닷가 또는 그냥 도시의 빈 외곽이었습니다 그건 휴식과 적당한 운동으로서 말입니다. 전에 내가 Cafe Society의 번역 작업을 했을 때는 시 집에서 좀 떨어진 무학산 아래에 있는 집에 방을 하나 얻어 한 보름을 그 속에 묻혀 지냈지요. 그 땐 모든 시간을 그 책을 단어 하나 하나까지 검토하며 문맥을 파악하며 우리 말로 번역하는 데에 몰두했지만.. 그런데 그 번역작업보다 몇 배나 더 어려웠던 일은 그 원고 뭉치를 들고 출판사를 찾아 다니며 좀 펴내 달라고 구걸하는 일이었습니다. 어느 출판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 들고 온 원고뭉치 관심을 두었겠습니까. 다행이 한 곳 지금도 책 세상이라는 출판사의 편집부장이 그 원고의 내용에 호기심을 보이며 출판해 주었습니다. 참 운이 좋았지요. 책을 출판하여 출판사로부터 로얄티를, 아주 작은 돈이지만 , 받아보기는 그게 처음이자 미지막이었습니다. 아, 말이 길어졌습니다 만 글쓰기에 꼭 필요한 요소중의 하나로 사회와의 거리두기가 몸에 배여있어나는 내가 사회가 꼭 필요한 사람이 아니었고, 나를 찾는 곳도 없었으니, 사회와의 거리두기, 즉 사회적 고립을 스스로 애쓸 필요가 없이 누릴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나는 서재에 파묻혀 지내는 게 생활화되어 있습니다.
B: 선생님은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잇으니 스스로를 무능한 사람이라고 여긴다고 말하는 근 좀 수사학적 표현 같습니다. 그냥 이야기에 재미를 돋우려는 말로 알아듣겠습니다.
그런데 글쓰기에 있어서 그 시작이 문제 잖아요. 나도 글을 쓰고 싶고 앞으로도 어떤 계가가 주어지면 글을 쓸려고 합니다만, 바로 그 시작이 문제입니다.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맨정심으로는 시작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A: 시작은 정말 문제이지요. 나도 중년기에 들어서야 비로소 글을 쓸 수 잇었다니까요. 시작이 무서워서 어떻게 작해야하는가를 두고 마음 앓이를 오래로독 했습니다. 그러던 중 도서관에서 현대미술의 화첩에서 루오의 그림과 그의 글토막을 보던 중 그 글 중의 한마디 앞에서 순간적으로 그 시작의 길을 찾을 수 잇었습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글을 쓰고싶은 열망만 가득햇지 글을 어떻게 써야할지에 대해 고심한 하면서 자투리 글이나 반복했었을 뿐이었거든요.
B:그 화가가 무슨 글을 남겼는데요.
A: '예술이란 열열한 고백'이라고 말했답니다.
나는 그 글을 보았을 때의 놀라움은 지금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어요. 그래 글쓰는 게 뭐 별갠가, 가슴에 차 오르는 열열함을 그저 정직하게 고백하는 일이지. 그 때 부터 글씀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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