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개정증보플라이야기 1-4-2

jhkmsn 2014. 9. 10. 19:22

                 4. 그라나다

                 2.

Dear Lau,

Hola!

알람브라 전설의 도시, 그라나다​에 대한 나의 감성적 인상을

적어보냅니다. 마음속의 어떤 시작 충만감을 주저함없이 띄어

보낼 수 있는 누군가가 내게  없다면 ,이런 먼 여행이란 얼마나

덧없고 헛된 고행이겠습니까?​

 '그라나다'

나는 바라본다,

검은 자갈 투성이 황무지 너머

삶의 빛과 그림자의 대비가 선명한

거대한 대리석의 추상 조각상 하나를,

푸른 빛 감도는 하얀 도시 그라나다를.

나는 느낀다,

천둥번개 요동치는

한낮 먹구름의 어둠​을 뚫고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저 뿌연 시적 새벽을.​

나는 듣는다,

도심의 그랑비아 대로에서

초생달 아래의 알람브라 성 만큼이나

신비한 푸른 시선으로

여행자의 시선을 멎게하는

두 젊은 그라나다 소녀의

상아빛 미소 사이 사이

들릴듯 말듯 번져나오는

비밀스런 속삭임의 선율​을.

그리고

이 도시의 옛 영광처럼

빈들의 철길가 이름모를 풀꽃처럼

어느 날의 일몰​따라

소리없이 사라질 그 반짝이는 미소를

가슴 조이며 바라본다.

아브라죠스

mn

3월 0일

Buenas tardes!

어젯밤은 따블로 다로에서 그라나다의 댄서 후아나(Juana)의

춤을  두번째로  보았습니다. 지난 수요일 밤 그녀의 춤이 내게

특별했기 때문에 다시 보고싶어서였습니다. 패션 모델만큼이나

날신한 그녀의 춤은 한마디로 격렬한 상체의 뒤틀림이었습니다. 

​40명정도의 관객만으로 빽빽한 작은 홀은 그렇게 춤추는 그녀의

자빠테아도 콬파스와  몰아쉬는 거친 숨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춤 한동작 한동작에 온 에너지를 다 쏟아붓는 듯 했습니다.

그녀의 발구르기는 그 멈춤과 이어짐의 힘찬 순간 동작에서

 그 어떤 남자무용수보다 폭발적이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상체의

유연한 뒤틀림과 긴 두 팔이 팔목의 힘으로 아치를 그려내는

동작은 기품과 기교가 한껏 풍겼고요. ​

그렇지만 바일라오라로서의 그녀는 둔부가 빈약한 게 또 다른 특징

이엇습니다. 보편적으로 플라멩코 댄서의 둔부가 빈약한 것은

플라멩코의 기본적 요소인 건강한 에로티시즘의 결핍이

아니겠습니까?

Lau의 솔레아 춤을

사랑하는,

mn​

文은 그날 Juana의 이 두번째 무대 앞에서 그녀의 춤을 바라보며

속으로 미국의 Lau의 춤도 동시에 비교적으로 연상하였다:

'lau는 Juana에 비해 잘 발달된 둔부의 아름다움에다

상하체의 조화로운 비례가 돋보이는 편이지.

그리고 후아나에 비해 Lau의 춤에는

풍성한 부드러움이 두드러고....'

 

한편, lau의 춤은 후아나에 비해 이성적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다.

몰아적 도취가 후자에 비해 덜하다는 의미이다. 후아나는 춤에

몰입할 때 지신을 잊어버린다. 첫날의 무대에서 자신의 춤에 빠져든

후아나의 얼굴은 온통 땀 범벅이었다.그리고 lau의 춤이 보여주는 것은

도취적 열정의 표현력보다  일종의 고전적 아름다움이다. 그녀가

플라멩코보다 발레를 먼저 춤 추었기에 그런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6년전 그녀가 미국의 포틀란드에서의 공연에서

남자 무용수 오수카 니에또와의 듀엣 춤에서 그녀의 고전미

추구의 성향이 잘 드러났었다.

 

그런 Lau가 지난해 12월 내한하여 경남의 마산과 함안에서​

펼친 공연을 보던 文은 속으로 저어기 놀랐던 적이 있었다. ​그녀가

깊은 춤, 솔레아를 독무할 때 그 춤은 고전주의적 차원을 넘어

마치 굿판에서 신들린 무당처럼 어떤 내적 충만감이 넘쳐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3월 0일

Dear Lau!

이제 내일 모레면 몸과 마음이 새로이 가 있을 빛의 도시 카디스의

바다가 굼금합니다. 그 바다의 소리와 빛갈이 궁금합니다.

하늘과 바다를 가르는 바다의 수평선​이 또 얼마나 아득할런지...

춤추는 당신을 몽상하며,

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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