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라나다
1.
3월 0일
Dear Lau,!
Hola!
오늘 그라나다에서의 첫 날은 테너 호세 카레라스의 '그라나다'를
들으며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도시의 보석, 알람브라 궁전의
한 카페에서 와싱턴 어빙(Washington Irving)의 '알람브라의 전설'을
읽으며 보내고 싶습니다.
'....빛나는 햇빛과 꽃 그리고 노래가 넘치는 나라, 밤이 되면
별이 반짝이고....' 멕시코인 작곡가 아그스틴 라라의 이 노래,
그라나다는 호세 카레라스의 기품과 장중함이 서린 목소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그라나다'라는 이름이 내 귀에 친숙해지게
된 것은 이 스페인인 테너의 노래, '그라나다'를 통해서 였읍니다.
이슬람 예술의 꽃 알람브라 성에 대한 나의 끊임없는 호기심은
나 자신의 몽상벽 때문입니다. 와싱턴 어빙의 이 책속에는 어떤
진기한 일화들이 숨겨져 있을까 싶어 그 내용이 이따금 궁금했었습니다.
그래서 이 도시에 와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오른 알람브라 성 옆의
서점에서 그 책을 사 갈바닥에 앉아 펼쳐보고 있습니다. 언뜻 느끼기에,
책 속의 한 이야기가 꼭 내가 즐겨 몽상하였던 천일야화의 알리바바
이야기 같아 다음 페이지의 이야기들이 더욱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어빙은 그의 단편, '립 반 윙클Rip Van Wingkle)'을 내가 특히 좋아한
책의 저자입니다.
그렇지만 카레라스의 '그라나다'와 노래와 어빙의 '알람브라 전설'에
대한 나의 편애는 이 꿈의 도시에서는 오늘로서 충분합니다. 내일이면
나는 이미 알바이신 언덕의 플라멩코 따블로 ' 플라자 파시에가스'에서
플라멩코 춤과 노래에, 그리고 포도주에 빠져들고 있을 것이기 때문
입니다. 아마도 이 도시에 머물 2주일 가량 내내 그렇게 지내게 될
것입니다. 플라멩코의 본 고장에서 그 춤과 노래를 생생하게 느끼고
싶어 스페인으로 날아왔고, 어서 그러고 싶어 서둘러 이 도시로
왔으니까요.
.......
mn
3월 0일
Lau
부에노스 노체스!
내일과 모레는 밤이 깊어가면 집시 마을 세크라몬테 언덕에 올라
플라멩코 잠브라 '라 로시오'에서 또 춤과 소리와 포도주에 취할
것입니다. 그 다음엔 도심의 누에바 광장 근처에 숨겨져 있다는
한 플라멩코 전용 홀에서 댄서 후아나의 춤에 몰입할 것입니다.
소리꾼 까멜라의 팔마스 장단이 유도하는 그녀의 춤은 일품이라고
합니다. 이 도시의 깊은 밤을 나는 온통 그렇게 취하며 보낼 것입니다.
이런 소중한 골목 정보는 귀에 솔솔 돌어옵니다.내가 머물고있는
이 숙소의 젋은 매니저가 내게, 플라멩코에 홀려 이 도시를 찾아 온
늙수그레한 한 동양인 이방인에게, 특별한 호기심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기차로 8시간 가량 걸리는 그라나다에 처음 도착한
내게 숨이 멎을 것 같은 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랑비아 거리에서
마주 친 애띤 두 처녀의 티없는 아름다움 때문이었습니다. 얼핏
회화 작품을 보는 듯했습니다. 그렇지만 르노와르와 마네의
그림 속 여인들를 닮은 것 같지는 않고, 드가의 무용수의 날렵함도
아니었습니다.순간적으로 구스타프 도레의 '춤추는 집시 소녀'가
떠올랐습니다. 인상주의 화풍과는 거리가 먼, 고전주의적 드로잉
작품 말입니다. 무엇보다 그 둘의 눈빛은 이 도시의 이방인에게는
동트는 시적 새벽이었습니다.
...........
포트란드 도심,
파이오니어 광장 카페의
스타벅 향을 그리워 하며,
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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