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개정증보플라이야기 1-4-1

jhkmsn 2014. 9. 10. 19:02

               4. 그라나다

                      1.

3월 0일

Dear ​Lau,!

Hola!

 

오늘 그라나다에서의 첫 날은 테너 호세 카레라스의 '그라나다'를

들으며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도시의 보석, 알람브라 궁전의

한 카페에서 와싱턴 어빙(Washington Irving)의 '알람브라의 전설'을

읽으며 보내고 싶습니다.

'....빛나는 햇빛과 꽃 그리고 노래가 넘치는 나라, 밤이 되면

별이 반짝이고....' 멕시코인 작곡가 아그스틴 라라의 이 노래,

그라나다는 호세 카레라스의 기품과 장중함이 서린 목소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입니다. '그라나다'라는 이름이 내 귀에 친숙해지게

된 것은 이 스페인인 테너의 노래, '그라나다'를 통해서 였읍니다.

이슬람 예술의 꽃 알람브라 성에 대한 나의 끊임없는 호기심은

나 자신의 몽상벽 때문입니다. 와싱턴 어빙의 이 책속에는 어떤

진기한 일화들이 숨겨져 있을까 싶어 그 내용이  이따금 궁금했었습니다. 

 그래서 이 도시에 와 숙소에 여장을 풀자마자 오른 알람브라 성 옆의

서점에서 그 책을 사 갈바닥에 앉아 펼쳐보고 있습니다. 언뜻 느끼기에,

책 속의 한 이야기가 꼭 내가 즐겨 몽상하였던 천일야화의 알리바바

이야기 같아 다음 페이지의 이야기들이 더욱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어빙은 그의 단편, '립 반 윙클Rip Van Wingkle)'을 내가 특히 좋아한

책의 저자입니다.

그렇지만 카레라스의 '그라나다'와 노래와 어빙의 '알람브라 전설'에

대한 나의 편애는 이 꿈의 도시에서는 오늘로서 충분합니다. 내일이면

나는 이미 알바이신 언덕의 플라멩코 따블로 ' 플라자 파시에가스'에서

플라멩코 춤과 노래에, 그리고 포도주에 빠져들고 있을 것이기 때문

입니다. 아마도 이 도시에 머물 2주일 가량 내내 그렇게 지내게 될

것입니다. 플라멩코의  본 고장에서 그 춤과 노래를 생생하게 느끼고

싶어 스페인으로  날아왔고, 어서 그러고 싶어 서둘러 이 도시로

왔으니까요. 

.......

mn​

3월 0일

Lau

부에노스 노체스!

내일과 모레는 밤이 깊어가면  집시 마을 세크라몬테 언덕에 올라

플라멩코 잠브라​ '라 로시오'에서 또 춤과 소리와 포도주에 취할

것입니다.  그 다음엔 도심의 누에바 광장 근처에 숨겨져 있다는

 한 플라멩코 전용 홀에서 ​댄서 후아나의 춤에 몰입할 것입니다.

소리꾼 까멜라의 팔마스 장단이 유도하는 그녀의 춤은 일품이라고

합니다. 이 도시의 깊은 밤을 나는 온통 그렇게 취하며 보낼 것입니다.

이런 소중한 골목 정보는  귀에 솔솔 돌어옵니다.내가 머물고있는

이 숙소의 젋은 매니저가 내게, 플라멩코에 홀려 이 도시를 찾아 온 

늙수그레한 한 동양인 이방인에게, 특별한 호기심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마드리드에서 기차로 8시간 가량 걸리는 그라나다에 처음 도착한

내게 숨이 멎을 것 같은 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랑비아 거리에서

마주 친 애띤 두 처녀의 티없는 아름다움 때문이었습니다. 얼핏

회화 작품을 보는 듯했습니다. 그렇지만 르노와르와 마네의 

그림 속 여인들를  닮은 것 같지는 않고,  드가의 무용수의 날렵함도

아니었습니다.순간적으로 구스타프 도레의  '춤추는 집시 소녀'가

떠올랐습니다. 인상주의 화풍과는 거리가 먼, 고전주의적 드로잉

작품 말입니다. 무엇보다 그 둘의 눈빛은 이 도시의 이방인에게는

동트는 시적  새벽이었습니다.

...........​

포트란드 도심,

파이오니어 광장 카페의

스타벅 향을 그리워 하며,

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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