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70대의 플라멩코 애호가가 20년전부터 한 플라멩코 댄서와 나누어 온 이메일을 바탕으로 그녀의 댄서로서의 삶을 그려 낸 소설(fact-fiction)이다. 그는 이 글을 쓰는 동안 내내 댄서로서의 그녀의 긴 팔, 검은 눈, 머그 커피 잔을 손에 든 세련된 몸맵시를 잊지못한다. 무엇보다 그녀는 자신의 좁은 공간의 스튜디오에서 마치 많은 관객들 앞의 무대위에서처럼 그를 한사람의 진정한 관객으로 여겨 춤 춘 그녀를 잊지못한다.
그가 화가라면, 자신의 심안에서 아른거리는 그 바일라오라의 여러 얼굴들을 화폭에 담아 둘 것이다. 화려한 날의 자신감에 찬 표정, 어두운 날의 상실감 가득한 표정, 그리고 바일라오라 본래의 삶이 담긴,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표정을 화폭에 담아낼 것이다. 그는 렘브란트처럼 빛과 그늘으로 그림을 채울 것이다. 그림자가 차지하는 부분이 차례로 커질 것이다. 처음의 것에는 빛이 그늘을 압도할 것이고, 두번째의 것에는 빛이 그늘에 상당부분 잠식되어 있을 것이다. 세번째의 것은 화폭은 가득한 그늘 사이 사이로 내리는 뚜려한 빛줄기가 아름다울 것이다. 그는 화가라면 렘브란트처럼 빛과 그늘의 이미지들로 화폭을 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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