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창동인불루>시리즈의 6번째인 이 단행본 역시 반 허구적(fact-fiction) 산문체다. 풀롯이나 갈등의 형성과정과 그 해결과정을 다루고있는 일반적인 소설 형식의 글이 아니라, 필자에 이웃에 살거나 살았던 지역화가들의 그림들에 대한 개인적 '그림읽기'를 몇 몇 등장인물을 통해 펼치고있다.
이번 글머리는 허구의 젊은 마술사가 창동 무대에 등장함으로써 시작한다. 그 등자인물은 아아추어 수준의 마술로 그 곳에서 터를 잡아 놓지만 그는 마술세계보다 미술세계에 더 깊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젊은이답게 지역화가들의그림을 다소 아방가르드적 비평의 시선으로 대한다
이어 지난 날 마산지역에서 그림그리는 삶을 살았던 두분 화가- 이상갑과 김주석-의 그림에 대한 자유로운 감상이 뒤따른다. 등장인물들이 두 분의 그림에 대한 비평적 해설과 자유토론을 펼친다.
이 지역에서는 소설가로 그 이름이 알려진, 화가 이제하와 현재 이 곳 창동에서 우리들 곁에서 활동중인 수채화 화가 조현계의 그림들에 대한 '그림읽기' 역시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통해 이어진다.
이에 더하여, 세 개의 주제- 화가의 손을 부러워한 등장인물이 글로 쓴( 그린) <글 그림>, 여행지에 대한 회상의 장(chapter)인 <호스텔 이야기>, 그리고 개인적인, 너무나 개인적인 열망을 담은 마지막 장 < 에스메랄다 몽상>이 그 뒤를 받치며 ‘창동이야기’를 좀 더 흥미롭게 이끈다. 이 장은 이름 그대로 몽상의 글이다. 지난 날 필자의 체험기 <플라멩코 이야기>의 여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모두가 '창동'이라는 한 도회적 공간을 하나의 연결고리로 펼쳐진다
이 글 <창동인블루6>의 집필중에 뉴욕의 아방가르드 화가들, 이를테면, 키스 하링이나 마르셀 듀상이 필자의 마음에 자주 떠올랐었다. 평소 그림이라면앙리 미티스의 미학적 상징성, 브랑쿠지의 본질의 추구, 또는 몬드리안의 추상세계에 호감이 가는 필자인지라 정작 이 여섯번째의 책을 쓰는 동안에 마음에 자주 떠올랐던 이 화가들은 예상 밖이었다.
키스 하링은 1980년대 뉴욕의 팝 아티스트, 이를 테면, 낙서화가이다. 팝 아트의 거리의 그림들에 대한 글을 읽으며 미술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다. 그는 자본의 지배와 힘으로부터 예술가가 보호받을 수 있는 치외법권지대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모든 가치가 시장의 논리에 의해 결정되므로 그것만으로 평가의 척도로 삼는데 이르고 있다. 그러므로 '순수'를 내세워 화폐의 유혹으로부터 초연한 금욕주의적 예술정신을 강조한다면 그것은 위선이고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그는 예술 세계에 더 이상 순수라는 것은 없다고 단언한다.
남성용
소변기를 '샘'이라는 이름의 예술작품으로 전시장에 떡하니 걸어놓은 마르셀 듀상은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지지않은 어떤 것도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화가였다. 그는 캔버스와 물감으로 이루어지는 회화, 돌과 청동, 철로 제작되는 조각 등
전통적 예술양식과 재료들을 혁신하고 파기해야 할 대상으로 삼았던 아방그라드 예술가였다. 레디 메이드 오브제인 그의 '샘'은 예술에
관련된 필자의 긴 시간의 사색을 일순간 허망한 짓임을 쓰디쓰게 맛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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