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r창블인5-3-1

jhkmsn 2017. 1. 28. 10:51

               마적수

                 1.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해밀린의 마적수,부산 시립미술관, 이중섭,

코코스카의 '음악의 마력', 표현주의, 립반 윙클, 비제의 카르멘,

피카소, 브라크, 입체파, 마티스, 야수파


햇살이 밝은 토요일의 오후. 창동의 미협사무실에서 인문은 책장앞에

선 채로 서가에서 마네의 화첩을 꺼내 그가 좋아하는 아래의 그림

'파리부는 소년'을 보고 있다. 붉은 빛이 감도는 회색 배경 앞에 붉은

바지를 입은 한 소년이 도드라져 보이는 그림이다. S화가와 커피를

마시던 윤화백은 자리에서 일어나 인문 곁으로 다가서면서 말한다.

" 다음 달 초쯤 부산 시립미술관에 갈 일이 생겼는데, 해운대 바람이라도

쐴 겸 인문도 함께 갑시다."

" 이중섭 회고전 보러 가자는 거죠?",

하고 인문이 반문한다.

" 아니, 알고 있었군요. 뉴스를 통해? 혹시 인문도 초대장을 받은

모양이구려. 와! 인문의 이름이 부산의 미술계에까지 알려져 있다니!",

윤화백은 함께 나들이할 길동무가 생겨 웃음섞인 말을 건네며 반색한다.

"사실 그 전시회 개막식 때 가보고 싶었는데 이래 저래 기회를 놓쳤지만

윤화백이 가자시면 저야 오케이지요. 난 윤화백은 당연히 그 개막식에

갔다왔으리라 여겼었지요."

인문이 그렇게  말을 잇자 윤화백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쨋거나 이번 이중섭전은 보아야 할 것 같아서. 화가로서 부끄럽습니다만

이중섭의 황소들 원화는 아직 곁에서 보지못했거든요. 얼마나 큰 그림인지

감이 잡히지 않거든요"

둘은 그렇게 말을 주고받으며 함께 마네의 아래의 그림속 소년을 바라본다.

소년의 얼굴은 그들을 향한 채 피리를 불고 있다. 마네는 이 작품에서 손과 발

부분을 빼고는 그림자가 전혀 없는 평면적인 묘사로 인물의 실재감을 표출시키고

있다.





Edouard Manet (1832-1883)
The Fife Player
1866
Oil on canvas


" 마네의 이 그림 앞에서 인문의 시선이 멈추는 데는 이 그림의 회화적 특징보다,

부라우닝의 '해믈린의 마적수' 이야기로 인해서가 아닌가요? 쥐들이 떼를 이루어

집과 거리를 휩쓸고 다니는 한 동네에 한 이상한 옷차림의 풍적수가 등장한다던 ?

전에 인문이 내게 그 얘기를 한 적이 있었잖아요. "

윤화백이 그렇게 만장구를 치고 인문이 다시 말을 이었다.

" 아마 윤화백에게도 제가그 얘기를 들여주었을 겁니다. 마음 편한 사석에선

저는 누구에게나 그런 몽상적인 이야기들을 꺼내곤하는 게 버릇이 되어서요.

이를 테면, 50년 동안이 산에서 술에 취해잠든 후 무려 50년만에 깨어난 

무위도식자 '립반윙클'이야기나 독일의 검은 숲을 여행하던 일행들이

나무를 깍아 만은 나무 처녀가 생명을 얻어 실제의 사람으로 변해 말을 하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게 되는 이야기 등 등....이왕 말이 났으니,

S 화가! 선생도 그 마적수가 피리를 불며 우굴거리는 쥐떼를 유혹하며,

아이들을 춤추게 하는 이야기를 한번 떠올려보아요! 예나 지금이나 내게는

그 마적소리가 늘 궁금합니다. 그 소리속에 무슨 마력이 숨겨져 잇었길래 쥐들이

그렇게 떼를 지어 그 피리 소리를 따라 강물 속으로 들어가고, 동네 아이들 역시

그 소리에 홀려 춤추며 그 풍적수를 따라 강물 속으로 들어갔을까? "


마적수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이러하다:

한 마을에 쥐들의 수가 갑자기 불어나 떼를 지어 마을을 휩쓸고 몰려다녔다.

골목마다 쥐떼가 우굴거렸고, 집집마다 하수구를 통해 집안으로 들아온 쥐들이

득실거렸다. 마을 사람들은 어찌할바를 몰라 아우성이었다.이때 이상한

옷차림의 한 나그네가 그들 앞에 나타나 자신에게 돈 1천 길드를 주면

쥐떼를 마을에서 몰아내주겠다는 제안을 하였다. 뜻밖의 재난에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고있던 마을 장로들은 이 이상한 나그네의 제안에 귀가 솔깃하여 선뜻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하였다.

피리를 불며 마을밖으로 향하는 나그네의 뒤에는 놀랍게도,무수한

쥐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가 부는 마적소리는 마적소리가

마을밖 강쪽으로 점점 멀어졌고 쥐들의 행렬도 마적소리를 따라 강쪽으로

떼를 이루어 향하였다.그렇게 쥐떼는 마을에서 사라졌다. 한편 마을 사람들은

그 나그네에게 약속한 돈을 주지않았고, 그는 말없이 마을을 떠났다.

얼마후 다시 나타난 그 나그네는 지난번처럼 마적을 불며 마을 밖

강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을의 모든 어린이들이

춤추며 마적수를 따르는 것이었다. 그런 와중에 어른들은 그 마적소리에

이상하게도 그들의 몸과 혀가 굳어져 움직일 수도,말을 할 수도 없었다.

그 사이 아이들은 그 풍적수를 따라 행렬을 이루어 마을 밖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를 건너 그를 따라 연기처럼 사라졌다,

마을쪽으로 절뚝거리며 울며 되돌아오는 한 어린이만 남겨 둔 채.

 

"인문으로부터 그 몽상적인 이야기를 듣고부터 나 역시 그 마적수 이야기에

퍽이나 마음을 빼었겼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전에 제게는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한 밤 창동 어느 골목길 집에서 새어나오는 플릇소리에  끌려

그 집 창밖에서 걸음을 한 참이나 멈춰 선채  그 마적수 이야기를 생각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플룻소리는 비제의 카르멘의 간주곡 '아를르의 여인'이었습니다.

그 플릇소리는 정말 유혹적으로 감미롭잖습니까? 

그런데 그 마적수 이야기를 생각하면 제게는  마네의 그림보다 코코스카의 그림이

먼전 연상되요. 그림속의 나팔수의 몸동작하며 그 소리에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소년, 그리고 그림속의 분위기 등등으로 말입ㄴ다. 물론 그 그림에는 플릇주자 대신

나팔수가 나오지만 코코스카의 그 그림이 내 느낌에는 마네의 이 그림보다 

그 마적수 이야기에 훨씬 더 가까운 듯 하던데요. "

윤화백은 그 마적수 이야기를 마네보다 그렇게 코코쇼카의 그림과 연결지었다.



The Power of Music

윤화백이 말한 코코스카의 '음악의 마력'을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자.

그 그림에는 관객과 가까이에서 마주하는 한 인물의 얼굴과 상반신의 몸이

그려져있다. 그 인물은 나팔과 같은 악기를 불고있으며 왼손에는 꽃을 한송이

들고있다. 그림의 오른 쪽에 그려진 한 인물이 그 악기 소리에 놀란듯 뒷걸음 치며

손을 들어올려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있다. 그리고 그 오른쪽 사람의 윗쪽에는,

개 한 마리가 그처럼 화면 위쪽 밖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되어있다.

등장인물들의 동작은 그 악사의 악기가 가리키는 대로화면의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향하고 있다.악기를 부는 인물은 초록색 옷을

입고 있고, 악기소리에 놀라는 인물은 특징적으로 붉은 색이다. 초록과 빨강,

이 두 색깔은 이 두 인물의 상호대비적으로 관련시켜주고있는 반면,

얼굴 손 그리고 하의는 노랑색을 띠고있고, 그 한송이 꽃은 보라색이다.

나팔을 부는 그 인물 얼굴은 오랜지색으로 그림의 상단 부분에 흩어진 청색과

대비적으로 조화를 이루고있다.

오스카르 코코스카는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강한 표현주의적 화가였다.

그는 자신의 이 그림 '음악의 마력'을 통해 음악소리가 주는 영향을

시각화하고있다. 이를 테면, 음악이 우리를 현혹시키거나 놀라게할 수 있고,

불쾌감을 줄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다..

이 그림은 시각적 대상에 대한 충실한 묘사의 차원을 넘어선 서고있다.

스타일이 거칠고 함부로 그린 듯하여 보편적인 관객을 당황케하는,

이른바 표현주의적이다. 이 그림에서 처럼 표현주의 회화란, 글자 그대로,

캔버스에 아무렇게나 마구잡이로 붓질하여 여러 덩어리의 색들이나 형태가

나타나도록 하고있다. 그런 점에서  표현주의 화가들에 대해 어떤 비평가들은

이들이 캔버스를 페인트와 붓질로 더렵혀 놓았다고 꼬집기도 하였다.

이런 스타일의 그림의 특징은 강한 붓질과 과감한 원색 처리, 그리고 대상에 대한

고도의 간략화이다. 이들은 눈에 보이는 색채가 아닌 마음에 느껴지는 색채를

밝고 거침없이 표현했다. 감성의 흐름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피카소,브락크 등이

중심이 되었던 이지적인 큐비즘과는 달랐다. 그리고 색채를 밝고 거침없이

표현했다는 점에서 야수파와도 형태상으로 닮은 점이 있지만, 마티스와 같은

야수파 화가들의 그림에는, 대상이 형태를 재대로 유지하고있는 반면,

표현주의자들에게는 대상의 형태는 오로지 색채와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며

색채를 통해 존재하고있다.표현주의자들은 객관적인 세목들의 존재는 대략적인

스케치로처리하여 몇가지의 전형적인 특징만 남게하였다. 한마디로,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주제를 강조하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색채와 구도, 형태와 대상의

조화를 과장하거나 생략하고 있는 그것이 표현주의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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