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책의 동굴

jhkmsn 2014. 1. 24. 20:32

 

 

                           책의 동굴

 

                        만약 천국이 있다면, 그 곳은 거대한 도서관 같은 곳일꺼야.

                                         -찰스 램(Charles Lamb)-

*2014년 1월 22일 

문예 일지 첫글

차알스 램의 성곽

 

내게는 귀가 없다.

허지만 오해는 하지마라. 독자 여러분, 내가 태어날 때부터

그 한쌍의 외면적 돌기물이랄까, 늘어진 장식물이랄까, 아니 건축용어를 빌어서,

인체의 두부에 달린 그 의젓한 나선형의 장식을 갖지 못했다고  상상해서는

안될 테니까. 그런 꼴을 하고 있으면 차라리 세상에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내게 달린 이 음향의 도관들은 큼지막하기보다는 오히려

예쁘장한 편이다.....

......

그러므로 내게 귀가 없다는 말은 다름 아니라 내게 음악을

감상하는 귀가 없다는 뜻이다.

(I have no ears. Mistake me not, reader- nor imagine that I am by nature destitute

of those exterior twin appendages , hanging ornaments, and (architecturally speaking)

handsome volutes to the human capital. Better my mother had never born me - I am,

I think, rather delicately than copiously provided with those conduits : and I feel

no disposition to envy the mule for his plenty ,or the mole for her exactness, in

those ingenious labyrinthine inlet- those indespensible side-intelligencers.

...........

When therefore I say that I have no ears ,

you will understand me  to mean- for music.)

 

아득히 오래전 언젠가 처음 찰스 램의 수필문들을 읽을 때,

위의 '음악을 위한 귀가 없다'는 그 구절을 그가 바흐나 베토벤,

모차르트 등에 그가 무감각했다는 말로 단순하게 이해하면서 그가

삶의 특별한  은총 중의 하나를 누리지 못한 수필가였구나 하였던

적이 있었다. 그에게 베토벤을 들을 귀가 없었다니. 놀라운 일이야!

지금 생각하니 그 순간엔 그 문장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제대로 

읽지 않고 그냥 건성으로 페이지만 넘긴 탓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 당시 음악실을 드나들던 청년기의 필자에게는, 클래식을 위한 귀를

가지지 못한 친구들을 속으로 ( 이 시대에 이런 말을  해서는 안되는데) 

적잖이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니체의 글 한 마디- 내가 만약 베토벤을

몰랐다면, 내 인생은 오류였을 것이다-를 입에 달고 다녔을 정도엿으니까.

 

그리고 나서 몇 십년이 지난 어느 날 우연히 그의 수필집을 펴들고서는 

내가 그 때 그를 잘 못 알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음악에 대한 귀가

없었다는 그 글은 그런 뜻이 아니라 그 일종의 반어적 의미를 담고 있었다.

 계곡의 물 흐름 소리나 숲 속의 새소리가 자신의 귀에는 음악보다

더 감미롭게 들린다는 말을 강조함으로써, 오페라나 오라토리오 ,

심포니 등을 들먹이면서 문화인인 척하는 사람들의 속물주의 근성을

 꼬집는 글이었던 것이다. 고전음악이 귀가 익숙한 사람들도 때로는

길게 이어지는 대목에서는 지루하거나 듣기가 힘들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지 않는가! 

 

차알스 램이 내 마음에 들게 된 것은 모르긴 해도 그의 수필 

꿈속의 어린이들(dream children-reverie) 을 읽게되면서 였던 것 같다.

우리말 번역을 통해서 였다. 영국인 수필가 찰스 램에 대한 누구의

번역문인지는 기억에 없다. 혹시 일본어 번역서를 거쳐 우리말로

번역된 글인지도 모르겠다. 어쨋던 그 번역문의 첫 시작이 한여름 밤에 

소곤거리며 마음에 흘러 들어오던 글이었던지!

그래서 그 수필가를 마음에 두게되면서  그의 다른 수필문,

이를테면 '굴뚝 청소부''두 가지 인간형,'등을,

때로는 원문으로 때로는 번역문으로 읽게 되었고,

그렇게 그의 글을 소중하게 여겨다 보니  찰스 램이란 이름은

항상 내 머리속을 맴도는문학인의 이름이 되었다.

아래가 그 회상기( Dream Childern)의 원문의 시작인데,

이 글을 다시 읽게 되었을 때는 그 수필가에 대해 좀더 많이 알게 되었을

때였다.

Children love to listen to stories about their elders, when they were children,

to stretch their imagination to the concetion of a traditionary great-uncle,

whom thet never saw . It was in the spirit that my little ones crept about me the

other evening to hear about their great-gtandmotherField, who lived in a great

house in Norfolk( a hundred times bigger than that in which they and their papa

lived).....

 

 그는 결혼을 하지도 않았으며, 당연히  아이들도 , 자식들도 그에게는 없었다.

그가 동거하는 가족이라고는 정신질환자인 누나 메리 였었다. 그리고

그가 35년 내내어느 회사에 서기로 봉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그 누나와 함께 살기 위한 생계비를벌기 위한 것이었다.

런 그가 손자와 함께 책 읽으며 노는 장면을 상상으로 쓴

그 글을 읽으며 깊은 연민의 정이 생겨 더더욱 그 수필가에게

 마음이 쏠리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그와 같은 수필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에 젖게 된 것은 그의 돼지구이론을 통해서 였었다.

참고로 ,다음 장에서 그의 돼지구이론의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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