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과거의 우물 2

jhkmsn 2014. 9. 30. 18:59

                                      서문

 

 

이 <과거의 우물>은 지금은 폐허가 된, 그러면서도 여전히 그 바닥은 마르지 않은 나의 '우물'에 그 근원을 두고 있다. 필자의 유연기의 해안과 청년기의 한 은거지가 그 우물이다. 이 글 여행에서 주제를 이루는 것들: 글은 무엇으로 쓰는가, 사유하는 손, 시적 산문, 집중과 영감, 동경 등이 모두 그 우물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리고 후편의 좀 더 실질적인 제목의 글들, 이른바, 시베리아 숲, 수승대 연극제, 깊은 춤, 과거의 우물, 그리고 뉴욕의 김보현 등의 글도 그 수원이 이어지고있다.이에 앞서 몇 년을 두고 지속적으로 출간된 사색의 산문들, 이를테면, <구강의 바다>, <창동인블루> 1과 2 , <여행 그리고 깊은 노래> 등의 글 흐름도 사실상 그 수원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 글은 어떤 의미에서, 그 절반은 이야기나 어떤 메시지로, 그리고 그 나머지 절반은 의미의 굴레에서 벗어난 단어들의 끊임없는 행렬과 그 리듬으로 되어있다. 글 속에 담아 전하고 싶은 이야기만큼이나 집합된 단어들의 운율적 흐름을 똑같이 소중하게 담은, 이른바 개인적인 혼잣말이다. 체험적 시적 산문이다. 일정한 시간이나 공간에 한정된 어떤 사건을 다루는 소설적 구도의 글이나, 호수위에 떠 있는 달을 두 손에 움켜쥐는 시인의 비실재적 시적 상상의 글이 아니다.

 

이 글 마무리 중에 빛바랜 한조각의 신문기사가 필자에게 뜻밖의 행복감을 안겨주었다.

8년전 경남신문의 L 기자가 필자의 2003년 출간 산문집 '깊은 노래' 에 쓴 짧은 서평이 그것이다.

 

'.......때론 시 같이 때론 그림같이 다가와

저자의 마음이 그대로 스며드는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혼자 숲길을 거닐며 보고 느낀 것을 정제해 써내려갔다.... '

오늘 필자는 그 기자 앞으로 아래의 이메일을 보냈다.

필자는 이 드문 행복감은 이 산문집,'과거의 우물'과 만나는

이들과 함께 나누고도 싶다.

 

'깊은 노래'에 대한 L기자님의 2003년 서평(경남신문),

'시처럼 다가오는 내면의 소리' 기사에

오늘 아침 드문 행복감을 맛보았습니다.

방 한구석 책더미 속에 묻혀있었던 그 신문조각이

책 정리중에 우연히 눈에 띄었습니다.

고마운 마음, 메일에 담아 보냅니다.

8년이나 지난 지금,

L님의 이메일 주소가 그대로인지,

신문사에 그대로 계시는지,

등이 궁금합니다.

술이라도 한잔 나누고 싶습니다.

마산에서

jh 

'연작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거의 우물 4  (0) 2014.09.30
과거의 우물 3  (0) 2014.09.30
과거의 우물 1  (0) 2014.09.30
미인도화가 교당 13  (0) 2014.09.30
미인도화가 교당 12  (0) 2014.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