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개정증보플라이야기 2-8-2

jhkmsn 2014. 9. 21. 06:11

           8.  푸른 그림들         

          ​

                 2.

스스로 불행감에 점점 더 젖어들고있는 인문은 요즘 들어 소년기의

그 바다와 관련한 비현실적인 몽상에 빠져든다. 그 바다가 소년의 친구인

바둑이가 되기도 하고, 근자에는 붉은 노을 빛을 띤 늙은 바다로

변해보기도 하고, 심지어  아주 먼 바다에서 날아 돈 플라멩코의 소리와

춤이 되는 몽상에 잠겨든다. 그런데 그런 몽상이 그에게는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현재의 삶을 벗어나고 싶을때 마다 이를 잊기 위해 그런 몽상에

버릇처럼으로 빠지는 문이었던 것이다.

문은 무엇보다 플라멩코를 알기 훨씬 전부터 초현실주의 화가 마르크 샤갈의 

푸른 색 그림들이 그에게 친숙했기 때문일 것이다. 샤갈은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으로 프랑스에서 지낸 화가였다.​ 문은 특히 샤갈의 아래의

이런 푸른  작품들을 좋아하였다.


 

<에펠탑의 신랑신부>



 

<푸른 빛의 서커스>

그리고 마산 어시장 한 모퉁이에 위치한 아틸리에의 화실에서

 주로 그림을 그렸던 현재호의 그림 또한 묘한 흡인력이

있었다. 그의 그림속 소재들 역시 샤갈의 경우처럼

초현실적이다.​ 얼굴엔 큰 코만 달린 여인들, 지붕위에 누운

눈이 큰 오징어, 트럼벳을 부는 장닭 등이  그림속에서

 등장한다. 아래의 그림들에 그런 소재들이 의인화되어

태평스럽게 등장한다.

그림a,

   
 

 

현재호 작 <무제>.

 

 

한편 문은 인상파 이전의 고전주의 회화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프랑스의 화가 구스타프 도레의 고전풍의 플라멩코 춤 

드로잉 화첩은 시간만 나면 꺼내본다.  그 화첩엔 도레가  스페인

여행중에  드로잉한 집시의 풍속과 플라멩코 춤이 담겨있다. 

그 화가는 인상파 그림들이 대세를 이루던 시대에 모네, 마네,

드가  등 인상파화가들과 동시대를 산 화가였지만 그는

소제로서의 집시 풍속을 모두  신고전주의 스타일로 그렸다.

 

문은 신고전주의 풍의 그림엔 식상한지 오래되었지만  도레의

그림만은 여전히 좋아한다.신고전주의는 그 이전 시대에 유행한

로코코와 후기 바로크에 반발하고 고전 고대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함께 18세기말부터 19세기 초에 걸쳐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전역에

나타난 예술운동이다. 역사적으로는 18세기 중반에 이루어진 폼페이의

발굴이나 동방 여행에 의한 그리스 문화의 재발견 등이 계기가 되었다.

프랑스 대혁명 전후 이러한 고대에 대한 동경이 당시 사회 전반을

풍미하고 있었다. 신고전주의 미술의 특징은 대충 아래와 같이 요약될

수 있다:

 -그리스 작품에 정통한 사람이든 이를 모방하는 사람이든 그들은

고대 걸작품들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볼 뿐만 아니라 자연 이상의 것,

즉 오성에 새겨진 상(像)에 따라 만들어진 자연의 일종의 이상적인

미를 발견한다.  

-고귀한 단순함과 고요한 위대함(Edle Einfalt und stille Große).

 한편 인상주의 회화는,한 마디로 ,빛으로 그린 그림이다.

인상주의작가들에 의하면, 그림의 납작한 화면은 깊이를 지닐

수 없기에 원근법에 의한 그림은 결국 가짜인 셈이다. 더불어

그림은 실재하는 대상을 그린 것 같지만 실상은 물감과 붓질에

의한 흔적이 그렇게 보일 뿐이다. 그림은 그저 그림이지, 실제가

아니란 의미이다.

따라서 그런 의미에서 사실주의 그림은 허구적이다. 냉정하게 말해,

그림은 납작한 천에 물감이 칠해진 자취로서 , 그림은 실재가

아니라 조형이란 것이다. 이런 인식은 인상주의로부터 시작되었고

이 흐름이 결국 서양 현대미술사를 만들어 왔다.
 

 


0월 0일, 2014

Dear Ph!

이 메일을 쓰며 바흐의 바이올린 곡 샤콘너를

듣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플라멩코에 몰입하는 것처럼, 

'천사나 성직자의 도움없이하늘에 이르는 길이다.'

불현듯 이런 느낌입니다.

글쓰는 일이 아니현재의  이 무거운 삶을 지탱하기

힘들고....

 

올 7월 전후는 세상일에 대한 호기심 거두고

오로지 지난 날에 대한 회상과 상념의 숲속 산책에만

몰입한

한달이었습니다.

 

 Ph가 모티브가 되어 시작된 저의 글 <창동인블루 3>의

글 흐름에,  그리고 글 속 두 등장인물 사이의 생동감 넘치는

내밀한 소곤거림에,모처럼 마음 환해짐을 맛보며,

아디오스​

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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