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아이!아이!
2.
샤갈의 그림에 감탄했던, 그리고 <섬>, <지중해의 영감>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프랑스의 산문작가 장 그러니(Jeun Grenier)는
지중해를 방랑하던 중 한 카페에서 처음으로 들은 낯선 플라멩코
노래 소리 (필자는 그 작가가 들은 노래가 집시의 시규리어 였을
것으로 여겨진다)가 마치 짐승이 자신의 목을 거머쥐려고 달려드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그 순간의 영감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 적이
있었다:
'그 어떤 것도 우리의 마음을 표현하지못한다.
말도 ,
행동도,
그 어떤 이미지도.
하지만, 때때로 어떤 외침소리가 우리를 해방시켜준다.'
다른 노래 소리들과 달리, 춤으로는 거의 표현되지않는다는
이 시규리어 소리는 , '동굴의 카루소'로 불리는 소리꾼
카라꼴이 그 어둡고 쉰 '아필라'(afila) 목소리에 담아 토해낼 때
가장 감동적이라고 한다. 어원적 의미가 우리 말의 탄식에
해당되는, '시규리어'는 플라멩코의 칸테 혼도의 진수로서,
피할 수 없는 불행한 죽음과 불운에 심신이 찢기고, 때로는
치명적인 사랑의 배신에 의해 상처받은 안달루시아 집시족의
억누를 수 없는 비통함의 외침이었다.
그리고 다음해에 이 여행자는 그 아이!아이!아이!의 소리를
처음 들었던 그 곳 포틀란드로 다시 날아갔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그 외침의 소리가 그에게로 항햔 거부할 수 없는
부름의 손짓이 되었다면, 누가 이를 믿겠는가? 어쨋거나 그가
다시 찾은 그 도시에서 이 글, '플라멩코 이야기' 속의 중요한
등장인물인 바일라오라, Lau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를테면, 그가 그녀의 플라멩코 그룹에게 김민기의 '아침이슬'을
소개함으로써 그 노래가 그들의 '아이레'(Aire) 공연 프로그램의
중요한 레퍼트리가 되었고, 급기야는 그 곳 일간지 포틀란드 트리분에
그 내용이 한 편의 관심 기사로 게재되었으며, 제목은 이러하였다:
Korean song fits Spanish steps.
(*필자 역, 한국의 노래, 스페인 춤으로 표현되다)
'참 이상한 일이기도 하다.
내가 미국 땅에서 플라멩코인들의 친구가 되다니.
낯선 여행지에서의 그 외침의 소리 파동이
내면 깊게 파고들면서 이렇게 전혀 뜻밖의 방향으로
내 삶을 이끌어가다니. 일몰의 햇살을 뒷등으로 비스듬히
받으며 들었던 그 소리가!'
그 플라멩코 공연단의 '아이레' 공연과 관련하여 그 기사를 쓴
포틀란드 트리뷴의 기자 스페판 블레어와의 인터뷰까지....
그는 뭔가에 홀린 듯한 기분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던 것이다.
그후 5년이 지난 2005년 겨울 Lau가 이 곳 한국으로 날아와
경남의 함안과 마산에서 '아침이슬'을 플라멩코의 '깊은 춤'으로
표현하였다. 아래는 그녀의 '깊은 춤'에 대하여 인테넷 신문
오마이뉴스가 쓴 글 중의 한 토막이다.
'스페인 집시들의 탄식과 오랜 한이 아침이슬처럼 올올이 피어나는
집시예술 플라멩코 공연이 경남 함안과 마산에서 펼쳐진다.
'스페인 음악과 플라멩코의 밤'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공연은
이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스페인 민중예술 한 마당이다.
그리고 정통 플라멩코 댄서 Lau가 김민기의 노래 '아침이슬'을
플라멩코로 표현한다는 점이 이 공연의 특징이다.'
이 뿐만 아니다. 그 다음엔 스페인 Jerez의 바일라오라
사샤가 이 곳 마산에 와 근 열흘이나 머물며 플라멩코 워크샵을
가지기도 하였다. 스페인의 사샤는 Lau에게 플라멩코 춤을
가르친 춤 선생이다. 그리고 얼마후 이 여행자는 플라멩코에 홀린
사람처럼 스페인으로 날아가고. 미국에서 처음 들은 그 탄식의 소리,
'아이!아이!아이.....!'가 아니었다면, 그가 근 20일간의 스페인 여행중
내내 포도주와 플라멩코에 취하고저 찾아들었던스페인의 도시들이
그에겐 아마도 여전히 낯선 땅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살아가는 동안 이처럼 자신의 의지나 기대와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삶의 흐름을 바꾸어놓는 어떤 운명적인 만남을 겪게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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