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9월 0일,2019
다어 엘레나 !
어제 오레곤 위클리의 문화부의 한 기자로 부터 예상밖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로버트로서 내게 보낸 이메일에서 서면 인터뷰를 요청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그 기자는 엘레나에 대한 놀라운 소식을 하나 전해주었습니다. 엘레나가 파이오니어 스퀘어의 스타벅 카페 거리에서 춤을 추고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이 시실인지요? 너무 뜻밖이었습니다.
두달 전부터 그 광장에서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중앙도서관 옆 길에서
춤을 춰 왔다면서요. 내게는 귀뜸도 해 주지않은 채.
두어달 동안 소식이 없길래 한번 메일을 보낼까 하던 참이었는데,......
그 기자는 플라멩코에 대해 호기심이 큰 것 같기에 우선은 신뢰가 가는 인물이기에 성의껏 인터뷰에 응할 마음입니다. 우선은 엘레나와 소통이 먼저 일 것 같아 이렇게 급히 메일을 보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어떻게 된 일입니까? 쉽지않는 결심이었을텐데.
혼자서 그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동료 중 누구나와는 의논을 했었나요.
무엇보다 어찌하여 한국인 관객이 많이 엘레나의 독무를 지켜보더라면서요?
플라멩코로 표현되는 '아리랑'과 '귀천'을,!
기타리스트의 도움도 없이!!
아브라죠스!
인우
9월 0일
인우님!
앞서 인우가 보낸 메일을 읽고는 뭐라 할 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슬프고 마음 아파 한동안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이렇게라도 해서 나의 길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하게되었지요.
나는 지금도 잊지않고 있습니다. 인우가 스페인 여행중 내게 보낸 이메일에서 거리의 악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말입니다. 마드리드에서는 톨라도? 미술관앞 거리에서 바흐곡을 당당히 독주하는 거리의 바이올리니스트를 두번이나 길에 서서 감상했다는 메일을 보냈었고, 헤레스에서 세번이나 지켜보았다는 거리의 기타리스트 이야기도 메일에 담아 보냈지않았습니까.
이번 결심에 그 이야기가 큰 힘이 되었습ㄴ다.
처음에는 혼자 그렇게 해왔지만 앞으로는 함께 해줄 친구들이 좀 생길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이 도시를 떠난 미추이 플라멩코 스튜디오의 제자들이 돌아가며 내 거리 공연 날 나오기로 하였다는 군요. 우선은 기타반주인데 그 문제는 아직은 시간이 좀 있어야 해결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자들 중에 기타를 배우는 이들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플라멩코 커뮤니티에서도 관심을 보여주기 시작했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일이 좀 생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날씨가 나무 좋은 계절이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네요. 하느님께 감사해야할 일이지요.
지난 번 인우의 고백에 많이 흐느꼈습니다. 고맙기도 했고요.
그래서 내 스스로 메일 플라멩코 춤을 이어가는 일부터 해야겠다는 마음이 드니 그렇게 거리에라도 나설 부밖에 없었습니다. 무대에 오르기에는 몸도 마음도 이미 굳어있고 이미 나이도 세인의 박수갈채를 받을 나이도 이미 넘었고. 그렇지만 스페인의 전설적인 노 플라멩코 댄서의 이야기가 큰 용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플라멩코는 발레와는 대조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춤은 영적 표현에 더 적합한 춤이라고는 말을 요.
아, 로버트 기자의 그 서면 인테뷰에 인우의 생각을 가득담아 보내시시를!
앞으로 그 기자가 이번 기회에 우리에 대해 좋은 보도를 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통해 이 곳 포틀란드에 플라멩코가 좀더 번성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love
엘레나
9월 0일
엘레나 !
거리에서 혼자, 팔마스의 도움도 없이?
처음 시작곡으로는 그저 취하고 싶어서러도 알레그리아스를?
그러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20년전의 엘레나라면 ,
그 무대의 도입부는 알레그리아스 일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젊은 날의 엘레나라면,
물결의 흐름과도 같은 엘레나의 춤에 ,
취기를 불러일으키는
기타선율에 관객들의 눈과 마음은 너 나 없이 홀렸을 것입니다.
혼자 녹음된 누군가의 텁텁한 목소리의 알레그리아스에 맞추어
의자에서 가만히 일어서는 엘레나를 상상합니다.
내 어깨가 그 알레그아스의 리듬에 자신도 모르게 들썩거리기 시작합니다.
페이소스도 슬픔도 어느새 가시기 시작합니다.
마음도, 그리고 나의 두 손도 그저
리드미칼하게 팔마스의 파도를 이루며 함께 출렁입니다.
두번째 곡으로는 '아리랑'을 솔레아의 춤으로,
슬픔을 녹이는 춤을 추었으리라!!
엘레나는 지금은 공연장의 무대 위가 아니라,
두 발을 상하게도 할 수 있는 길바닥에서
슬픔을 이기고저 혼자 그렇게 춤을 추었으리라.
9월의 포틀란드의 티없는 하늘 아래에서 혼자 그렇게!
알리그리아스를 춤추는
엘레나를 상상하며,
아브라죠스
인우
'연작산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플라멩코 바일라오라C6-4 (0) | 2019.09.04 |
---|---|
플라멩코 바일라오라c6-3 (0) | 2019.09.04 |
플라멩코 바일라오라c6-1 (0) | 2019.09.04 |
플라멩코 바일라오라c5-4 (0) | 2019.09.03 |
플라멩코 바일라오라c5-3 (0) | 2019.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