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플라멩코 바일라오라c5-2

jhkmsn 2019. 9. 2. 19:26

2.


'기타는 플라멩코의 영혼이다.'(guitar is the soul of flamenco.)

기타연주는 플라멩코 노래에 필수 요소이듯, 춤에도 기타는 그렇다.

판소리의 소리(창)에 고수의 장단이 필수적이듯 플라멩코의 춤이나

노래에 있어서 기타 반주 역시 그러하다. 스페인의 시인 가르시아 로르카의 기타 사랑은 특별하였다. 그 시인의 아래의 두 시가 불러 일으킨 기타의 신비한 힘에 호기심이 동한 인우는 70세의 나이에 이르러 처음으로 기타를 손으로 만지며 혼자 연주 연습을 해보기 조차 하였다.

'아래'

​기타

기타의 울음을 멈추게 할 수는

없으리라.

먼 곳을 그리워하며

기타는 눈물을 흘린다.

무더운 남국의 모래는

힌 동백을 찾고,

과녁을 잃은 채 허공을 떠도는 화살,

아림을 잃어버린 오후,

그리고 나뭇가지 위에서

제일 먼저 죽은 새를 슬퍼하며

기타는 눈물을 흘린다..

아, 기타여!

다섯개의 칼에 의해

성처입은 심장이여!

<*가르시아 로르카의 시집

poema de cante jondo(1931)에서>

기타의 현 여섯줄

꿈이 흐느끼는 여섯줄의 기타.

길잃은 영혼의 흐느낌이

그 둥근 입을 통해 흘러나오고

기타는 타란툴라 거미처럼

큰 별 하나

거미줄로 엮어낸다

그 검은 나무통 속에

한숨을 가두어둘.

The six strings

The guitar makes dreams weep.

The sobbing of lost souls

escapes through its round mouth.

And like the taranttula

it spins a large star to trap the sighs

floating in its black wooden water tank.

이 시인은 플라멩코와 투우를 사랑하였다. 오래전 어느 해 문이

여행지 포틀란드에 머무는 동안 소리내어 읽고 좋아하였던 이 시가

오늘 머리에 떠 오르다. 그 도시의 중앙도서관에서 영문으로

된 위의 시를 우연히 발견한 그날 그는 데킬라 한 병을 사들고

숙소로 돌아와 플라멩코의 기타곡과 독주에 흠뻑 취했었다.

그리고 ​아래는 기타를 처음으로 만져 본 문의 어느날의

일기이다:

'아래'

​0월 0일,2014​

​도레미파솔라시도30230201

도시라솔파미레도10203203

도미솔320

기타를 만지기 시작한지 며칠이 지나면서 그렇게 음계소리가

만들어진다. 연습을 계속하면, 현재 머리로 암기한 음계의

순서가 자동적으로 손에 익을 수 있겠구나 싶다.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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