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r창블인5-2-3

jhkmsn 2017. 1. 26. 10:43

                   3.


조현계, 이정남, 윤복희, 최행숙, 현장을 찾는 화가들,글꾼,

모티브, 박세원의 황혼의 노래,데킬라, 보헤미안, 압상트,인상주의,

고호,'밤의 까페', '별이 빛나는 밤' 로트렉, '압상트를 마시는 술꾼'


'현장을 찾는 화가들'의 그림전 개막식에서 인문은 그의 지인들은

그 그룹의 몇 몇 화가들, 이를테면, 이정남, 최행숙, 윤복희,조현계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조현계는 최근 들어 그의 개인전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거침없고

간결한 누드 크로키가, 관객들의 발길을 한 참이나 붙들었던, 발군의

수채화가이다.

이정남의 경우, 그녀의 한지그림에 갈묵으로 친 기품있는 한 그루

소나무가 추사의 세한도를 떠올리게 하였던 적이 있었다.

최행숙은 직관과 감성에 충실한 추상화가이다.그녀의 붓질은 힘차고

자유분방하다.

윤복희는 초가을의 코스모스 들판에 따스한 햇살 가득한 한국화가이다.

인문은 지난 날에는 추상의 선이나 색채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던 지라

이 그룹의 작품전에 별다른 관심을 갖지 못하였었다. 풍경의 현장을 찾아

스케치 여행을 다닌다는 그들의 취지에서 그는 마음에 들지않는 '묘사'라거나 '

재현' 이라는 말이 연상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않다.

추상화가들도 때로는 서정적인 비약을 화폭에 옮기기 전에 불현듯

자연의 형태나 다양한 기하학적 선, 또는 색채를 통해 작업의 모티브나

예상밖의 어떤 영감을 얻는다는 점을 깨닫고 부터였다. 글꾼으로서 자신도

산책중에 새로운 글의 모티브를 얻기도 하고 막혀있던 글의 흐름이 새롭게

이어지기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전시회 모임이 파한 후 인문과 k화가 그리고 윤화백, 세 지인은 함께

창동골목으로 걸어나와 만초집으로 향하였다. 세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는

주인 조남융에게 윤화백은 먼저 k를 추상화가로 이 음악집에 관심이 많은

화가라는 말로 그녀를 소개한 다음, '오늘 특별히 인문이 k에게 개인적으로

무슨 부탁할 일이 있다며 이곳으로 갈거라기에 나도 그냥 동행했지요",

라고 말하였다. 셋 모두 이날은 소주를 탄 맥주잔을  앞에 앉았을 때

주인은 박세원의 황혼의 노래를 켜고는 k쪽을 향해,

" 전에도 이 두분 일행은 이 자리에 앉았지요. 그리고 저 벽위의

'기타치는 노인'을 두고 이러쿵 저러쿵 떠들었답니다."

라고 하였다. 음악이 흘러나오자 인문은 주인에게 음악의 볼륨을 좀

낮춰 달라는 손짓에 이어 k화가쪽으로 얼굴을 돌리며,

"오늘은 소맥을 즐기는 k님의 취향에 맞추기로 했습니다."

라고 말하였다. 그리고는 그는 호주머니에서 메모지 한장을 꺼내

K에게 건넸다.

"그저께 메일로 보냈던 그 '아침식사' 로군요",

하며 그녀는 그 종이를 아래로 죽 한번 훑러본 후 다음 인문을 향해,

''이왕 저를 위해 술을 내실려면, 압상트가 더 좋았을텐데'," 하였다.

인문은 잠시 주인쪽을 향해 볼륨을 좀 더 줄여달라는 몸짓을 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시는 불어에 친숙한 인문이 더 잘 읽으실 것 같은데요",

라고 K는 인문에게 말을 던지고는 그 시를 망설임없이 읽어 내려갔다.

" 한번 더 부탁 드립니다. 이번에는 좀 천천히, 저도 따라 읽게요"

라고 인문이 요청을 하였다. 이번에는 k낭송에 뒤이어 인문 자신도

그녀를 따라,앞 페이지에서 보여준대로, 우리말로 옯긴 그 시를 읽었다.

"참 근사한대요, 내가 불어는 모르지만. 우리 화가들의 술자리에서

이런 분위기가 연출되다니! "

윤화백은 기분좋은 느낌을 그렇게 표현하였다

"나는 화가들과의 만남을 가지는 걸 참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게 이런 특별한 자리가 사실은, 절실했습니다.

그 시가 불현듯 떠올라 입가에 맴돌아 누군가 그 시를 아는 이와

이야기도 하고 싶고 그 원문의 낭송도 듣고 싶었습니다.

내가 평소에 자주 만나던 기타맨이 어디 딴 곳으로 가버린 다음부터

였습니다. 그 친구가 기타의 단음으로 토해내던 슈만의 '트로이메라이'나

장일남의 '비목'은 마음을 찡하게 하였지요. 그러던 중 뜻밖에 K화가님이

생각났고, 해서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K님은 불어에

친숙하신 걸 제가 잘 알거든요"

인문은 겸연쩍은 듯, 하지않아도 될 긴 변명을 어설프게 널어놓기까지

하였다.

"압상트 이야기로 이렇게 이국적인 취향을 불러일으킬줄 알았으면,

데킬라 술이 나오는  고려당 아래 골목의 '맥시칸 하우스'로 갔었으면

더 좋았을 걸, 거긴 젊은 이들의 아지트이지요."

윤화백도 소맥 잔을 비우면서 그렇게 말문을 열었고 세사람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데킬라는 선인장이 주 원료이지만, 압상트는 쑥에서 추출된

것이라면서요. 전 압상트를 전 마셔보진 않았지만, 그 술이 쑥으로

된 것이라면, 모르긴 해도, 삶의 쓰디쓴 맛에 익숙한 보헤미언들에겐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을 것 같군요."

윤화백의 이 말에 k도 반색하며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화가 고호, 모질리아니, 로테렉 등은 압상트 중독자들이었다구요.

드가의 '압상트'나 로트렉의 '압상트를 마시는 술꾼'은 그 녹색 독주를

주제로 하였고, 무엇보다 고호의 그림, '밤의 카페'나 '별이 빛나는 그림'은

화가사 압상트에 취한 눈으로 그린 그림이었대요. 전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 보니까  그 그림의 색채의 선율이 정말 신비스러웠어요.

정상인으로서는 도저히 표현해 낼 수 없는 그런 색채더라구요".

셋이 자리한 만초에서 K는 자신에게 친숙한 유럽의 인상파화가 화가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렇게 거침없이 말을 이었다. 인문이 그녀의 말을

잠깐 가로채고는,

'그 술맛 어떻던군가요?.

라고 묻자 ,그녀는 생각에 잠기듯 술잔을 만지작 거린 후 말을 길게

이었다:

"글쎄요, 뭐랄까?살짝 초록빛 도는 색깔의 이 술에서 사실 별맛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쑥이라는 선입관 탓인지 쓴맛이 나고

지금의 기억엔. 술맛이라면 우리 술인 소맥이 헐씬 좋지요.

압생트는 그 술맛으로서가 아니라, 여러모로 호기심을 유발하는

술이라 그래서 그 술 맛을 여러번 보았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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