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도화가교당 3

                             1. 묵향의 교유   

 

                                            ....... 나이를 벗어난 그의 미소 머금은 동안과  좋은 건강을 놓고,

                                           혹자는 그가 자신의 손으로 그려낸 화선지 위의 미인들과 더불어

                                           춤추고 노래 불러 그렇다고 하고, 혹자는 그가 매일 오전 홀로

                                           세필을 든 손으로 맞이하는 그 집중의 순간들이 그의 건강을 지켜

                                           주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  2010년 출간 필자의 산문집 <창동인블루2>에서-

                          

                            1.

 

우리들이 화가에 관해 이야기할 때에는 주로 , 작품이 먼저이고, 인성은

그 다음이다. 경험적으로, 인성이 특이한 화가들이 드러 있다. 특이함이란

여기서는 술버릇이 좀은 고약하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대개 그 고약함은 

작품을 통해  화가로서의 비범한 개성으로 미화도기도 한다. 교당 김대환은 

그 경우와는 다르다. 미인도 화가로 잘 알려진 그를 말할 때는, 그의 바른

품성과 그림이 함께 떠오른다. 그는 특유의 다정다감한 인간미로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순박한  화가로서이다. 한 20년쯤 전 고 남정현 선생의 

화실에서 남선생이 ,' 좀 있다 '교당' 오시면 점심이나 같이 합시다.' 할 때

그 교당이라는 말이 나의 귀에는 '교장'이라는 말로 들려, 막연히 어느 학교 

교장님인가보다 하였다. 셋이서 만나 지금 마산합포구청아래 한 식당에서

 메기탕으로 점심을  나눈 것이 내게는 교당과의 첫  대면이었다. 다변의

구수한 이야기에다 ,식사를 참 맛있게 하시는 모습이 그에 대한 첫 인상이었다.

그 첫 만남이래  지금까지 교당과는 서로 궁금함을 나누는 사이로 틈틈이

만난다. 필자의 교당과의 만남은 주로 술자리에서이다. 그리고 특별히

기분좋은 만남으로 기억되는 자리는 고 정자봉교수와 함께 하였을 때였다.

교당은 정교수를  같은 연배임에도 존경의 마음으로 그 분을 대하였다. 

대학 강단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분이 영어노래보다 일본어 노래를 더

잘 부른다며 경탄하는 눈빛을 발하였다. 일본에 대한 향수가 남은 교당은

지금도 정교수가 메모해준 한문귀절의 명언들과 일본어 노래가사를

인용하면서 그 분을  회상한다.

 

교당은 인으로서의 성품에 문화적 꾸밈이 없다.그에게서는 앉음 자세나

일본말이 섞이는 어투에서 일본 문화와 생활습관의 흔적이 들어난다. 해방후

부모님 따라 귀국한 그가  한국에서는 제도권의 교육을 받은 일이 없엇던

그는 한국땅에 만연한 구미문화의 지적 분위기에 대해 낯설음과 동경의

마음이 있다.15여년전에 마산지역의 시인 이선관이 쓴 그에 대한 인상은

이러하다:

 

전통적인 미인도 외에도 영모화, 산수화 등에도 일가견을

가지고있는 선생은 항상 소탈하고 낙천적인 인품과 꾸밈이

느껴지지않는 토박이 사투리의 언행으로 상상 친근감을

갖게하고....서민적인 생활을 하고있는 선생에게는 전혀

궁색한 티가 나지않는것.막걸리 한 잔에도 자족할 줄 아는

인정이 넘치는 성품 탓이리라

 

그 분은 한국의 제도권 속에서 교육된 분이 아니다. 그의 인품이 그러하듯

작품 또한 아카데미즘과는 거리가 있다. 누구의, 어떤 화파니, 그리고

어디 출신이니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젊은 날 일본에서 일본인 화가

목교당의 문하생으로 동양화의 사군자 치는 법 등을 배운 짧은 기산이

그의 정규적인 그림공부의 거의 전부이다. 목교당과의 그런 인연 탓인지

김대환은  주로 교당이라는 애칭으로 통한다.

교당은 여인의 자태를 평생의 그림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누드화를 그린

적은 거의 없다.여인의 벗은 몸은 그에게는 어색하다. 고 변상봉 교수의

사실성의 누드 작품을 시도해 본 적이 거의 없다. 그는 누드 모델 앞에서

붓을 들 수가 없을 만큼  부끄러움이 많은 듯 하다. 예술품으로서의

nude와 옷이 벗겨진 상태를 말하는 naked와는 그 의미가 서로 다르다는

서양화가들의 소피스트적 논리와는 달리, 그의 윤리적 사고에는 누드는

그저 여성의 치부가 그대로 드러나는 알몸이라는 것이다. 그에게 아내

이외의 다른 여인은 없다. 그는  극장간판일을 하는 시절 마산 오동동의

요정에도 자주 드나들었었으나 기녀들과의 염문은 없었다고 하였다.

 그는 술자리에서 그의 노래나 재기 넘치는 예기로 기녀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기는 햇으나  그로 인해  깊은 연애에 빠져들지않았다.아내 몰래

다른 여인과 깊은 관계에 빠져드는 것은 용기를 내기엔 너무 두려운

일이었던 것 같다. 그런 일은, 남에게는 있을 수 있는 일로  여겼으나

스스로에게는 허용되지않는 않았던 것이다. 그런 성품이 그의 그림에서

그대로 나타나있다. 그의 미인들은 한결 같이 한옷의 정숙하고 단아한

여인들이다. 혜원의 그림속 여인들의 춘정어린 분위기를 그의 그림에서는

잘 느낄 수 없다

그에게서는 젊은 시절에도 사나이의 풍모보다 사춘기 소년의 품성이 더

두드러졌으리라 여겨진다. 마산의 전통적인 춤꾼 이필이 선생과는

그녀의 생전에 남매처럼 지내던 사이로 교당은 이선생의 춤 스승이자

춤꾼인 김해랑과의 교분을 늘 잊지못한다. 그 춤꾼은 교당이 일본에서

국민학교 5년때 극장 무대위에서 처음보고 그 미모에 반한 한국의

무용가 최승희의 애제자였다고 하였다.

 흥이 넘치고 리듬감이 타고 난 그의 옛 대중가요 솜씨나 어깨춤으로

좌중의 마음을 휘어잡는 교당이 만약 화가가 되지않았다면, 아마도

판소리의 고수나 마당놀이꾼이 되었을 것이다. 술이 거내해지면 어깨위의

신명을 그는 주체하지 못한다. 그의 가락을 들어보면 그는영락없는 조선의

마당놀이패이다. 손님으로 앉은 그가 기녀들로부터 오히려 팁을 받았다면

 누가 믿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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