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들의 삶의 철학
축치인은 스스로를 ‘리기오 라베틀안(лыгьо равэтлъан)’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진정한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추콧카에서는 외부인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낯선 현상들과 마주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이곳 집들은 현관문이 모두 안에서 밖으로 열리지 않고 밖에서 안으로 열리도록 만들어져 있다. 연중 최대 9개월이 겨울인 이 지역은 집이 눈 속에 파묻히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나보니 아침에 일어나 문 밖에 눈을 파내서 터널을 만들어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는데, 문이 바깥으로 열리게 만들어졌다면 그 문을 열 수조차 없으니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추콧카 자치구의 수도 아나디리 시. 자그마하고 쾌적한 이 소도시는 추콧카에서 유일하게 연중 어느 때나 비행기 노선이 운항되는 곳이다.
브란겔 섬 추콧카 자치구에는 북극의 빼어난 자연경관을 담고 있는 천연보호구역인 ‘브란겔 섬(Остров Врангеля)’이 있다. 이 섬은 ‘북극곰의 고향(родильный ром белых медведей)’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브란겔 섬에는 캐나다의 북극열도 다음으로 가장 많은 극지대 동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
이곳 사람들의 또 다른 특징은 건물 입구에서 사람들이 마주치면 항상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이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에게 길을 양보한 다음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추운 지역이기에 밖에 있는 사람이 먼저 따뜻한 건물 안으로 들어오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추콧카의 원주민인 축치인과 에스키모인들은 축제를 좋아하는 매우 흥겨운 민족이다. 매년 겨울이 되면 개와 사슴썰매 달리기 대회가 펼쳐진다. 여름이면 베링 해 연안에서 ‘베링기야’라는 여름 축제가 열린다. 이때가 되면 추콧카의 방방곡곡에서 모인 민속 춤 앙상블의 공연이 펼쳐지고, 민속공예품이 전시되며 민속경기 경연이 열린다. 여름이 끝나갈 무렵 추콧카의 수도 아나디리에서는 원주민들의 전통축제인 ‘에르가프’가 열린다.
현대적으로 꾸며진 아나디리 박물관에 가면 북극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인간 삶의 모든 단면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여름내 추콧카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고래사냥이라는 진기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추콧카 원주민들은 자연에 대해 특별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어서 사냥한 고래를 육지로 끌어올린 다음 고래가 다시 태어나서 사람들에게 다가오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반드시 고래 고기 한 조각을 바다로 던진다.
고대 추콧카의 신비: 고래 뼈로 만들어진 신전과 버섯인간
지구의 북쪽 끝에서 발견한 신비로운 고대의 성소.
추콧카로 가는 길 모스크바에서 추콧카의 수도 아나디리를 잇는 유일한 교통편은 비행기다. 추콧카에는 자동차 도로가 없으므로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비행기나 헬리콥터를 이용해야 한다. 여름에는 바닷길을 통해 마을 간 이동이 가능하다. 추콧카는 미국과 접경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지역을 방문하든지 연방보안국(ФСБ, FSB)의 특별허가가 필요하다. 추콧카로 관광을 계획하고 있다면, 여행사를 통해 단체 관광을 할 것을 추천한다. |
추콧카 동남부의 ‘이티그란(Ыттыгран)’ 섬에는 가장 신비로운 북극 문화의 기념물 중 하나인 ‘고래 오솔길’을 볼 수 있다. 사람이 한 번도 산 적이 없는 이 섬에는 땅에 박힌 거대한 그린란드 고래(북극고래)의 갈비뼈와 머리뼈가 약 500미터 가량 두 줄로 늘어서 있다. 갈비뼈의 높이는 5미터에 이른다.
놀라운 것은 이 뼈들을 다른 곳에서 공수했다는 것이다. ‘고래 오솔길’을 지나면 돌로 포장된 ‘길’이 나오는데 이 길은 돌을 원형으로 둘러 만든 작은 광장으로 이어진다. 이 광장의 중앙에는 고대인들이 사용하던 아궁이와 재가 남아 있다. 학자들은 이를 고대 에스키모인의 성소라고 부른다. 놀라운 사실은 조상의 무덤과 조상이 살던 집터를 소중히 여기는 오늘날의 에스키모인들도 이런 기둥들을 왜 세워놓았는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고래 오솔길은 에스키모인들의 구전설화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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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까지 전해오는 고대 에스키모인들의 유적 중 흥미로운 것은 페그티멜 암각화(Пегтымельские петроглифы)이다. 이 암각화는 20~30미터 높이의 바위에 새겨져 있는데, 그 연대가 2천 년 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바위에는 고대인들이 사냥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는데, 특이한 것은 버섯 모양의 머리를 가진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오늘날까지 이 형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몇몇 학자는 이를 고대 마야인들의 그림과 관련돼 있다고 여기면서 그림 속의 사람들이 환각성분을 가진 버섯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가 하면 이 형상이 고대 에스키모인들이 외계 문명과 교류했던 흔적이라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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