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I 글쓰기여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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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책의 제목 Landscapes Invisible의 의미가 쉽게 잡히지 않는데요?
우리 말로 그저 보이지않는 풍경? 이렇게 받아들여도 됩니까? 무슨 뜻인지요?
A: 글의 제목이 그런 것은 풍경화보듯 이 책을 대해주면 하는 마음의 표현입니다. 인상주의 풍경화처럼 가까아 다가가면 무슨 그림인지 잘 잡히지 않으나, 뒷걸음질 해서 멀리보면 그림의 윤곽이 드러나기도 할 것입니다.반추상의 그림처럼 대상의 이미지가 모호한 그림일 수도 있을 것이고, 혹은 표현주의 그림처럼 화가의 내면이 이미지의 사실성을 왜곡시키기도 할 것입니다. 칠자의 입자에서는 아득한 회상속의 이미지들, 사색의 대상들, 내면적 고백 등이 담긴 일종의 내면 풍경일 수도, 지난 날의 체험적 세계를 기억에 잡히는 대로 드로잉하듯 묘사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습니다. 단조로운 internal landscapes(내면적 풍경)이라는 말을 피하고 싶었지요.
그리고 그 제목을 선택한 것은 원고작업이 끝난 뒤였습니다. 그 전에는 Caves of the heart 였었습니다, 출판사와 몇 단계의 엄정한 출판과정을 거치는 중에 그렇게 결론을 지었습니다.참고로 ,작가 본인 스스로 몇 차례 교정을 마친 후 보낸 원고였지만 출판사의 기준은 객관적이고 엄정했습니다. 첫 단계인 content evaulation과정에서 내 원고 속의 인용 요소들, 예컨대,스페인의 시인 페데리코 로르카 가르시아의 시 부분, 시인 천상병의 귀천
(Back to Heaven), 릴케의 시 부분 등 여러 곳이 저작권침해의 소지가 있으니 이 문제를 작가 쪽에서 해결하라는 통지의 글 앞에서 한 동안 아예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글이 서간체 소설이므로 그 바탕인 이메일을 쓴 상대측의 승인이 없으면 이 또한 저작권관련 소송 시비가 있을 수 있다는 통지문 앞에서도 그러햇습니다. 한동안 내가 괜한 고생을 했나 싶어 포기하려다 마음을 다시 다잡고 원고를 전면적으로 수정하였습니다. 글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려고 인용한 부분들은 아예 삭제하였습니다. 물론 이메일의 상대측에게는 이 원고를 보냈으므로 문제될 것은 없엇습니다. 한 열흘 간을 저작권 시비를 일으킬 만한 요소들을 삭제한 수정된 원고를 출판사 측에서 보고서야 비로소 다음 단계인 편지 과정에 들어가게 되엇습니다. 이 과정 중에 원고 내용에 결정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예상밖으로 원고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부득히 이 원고에 전에 써 두엇던 다른 내용의 글을 추가로 보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내용의 주제도 처음의 것과는 다른 것이 되었고 책 제목도 그렇게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내용 전체가 깊이감이나 무게감이 더해진 것 같아 나중의 것이 훨씬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첵 제목이 그림을 연상케할 것입니다. 사실 난 이 책 자체를 전람회의 그림들처럼 읽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정하게된 것 같습니다. 그 것은 이 글의 서문에 잘 정돈되어 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