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원래, 무대란 그 특별한 공간은 그 위의 어떤 극적인 시각적 동적 요인들이 이와 조화를 이루는 어둠속의 소리와 흔들리는 빛으로 아래 관객의 마음을 홀릴 때 그곳은 지상의 것이 아닌 마술의 세계가 된다. 인우가 무대위의 엘레나를 처음 보았을 때 그 때 무대는 그러했었던 것이다. 그리고 포틀란드에서 무대 위의 그녀를 처음 본 이래 몇년이 지난 어느 해에 그녀가 이번에는 마산으로 날라와 펼친 무대도 인우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주었었다. 그 순간에는 그녀의 춤이야말로 진정한 플라멩코 춤으로 믿어지기까지 했었다. 그녀의 춤무대를 두번째로 보았을 때의 감동을 자신은 이렇게 회상했었다:
그녀의 육체에서 품어내는 시규리어 춤의 기품!
끊임없이 이어집과 순간적인 끊어짐의 역동적인 자파테아토.
관객의 호흡을 멎게하는 무희의 검은 시선.
출렁이는 포카닷 스커트 자락의 눈부신 돌풍의 선회.
그리고 기타반주자인 마크의 손가락이 빚어내는 마법적인 소리의 선과 색채.
인우의 두번째의 감동은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이 무대에서는 처음에 비해 그 깊이감이 더했었다.
엘레나의 플라멩코를 그렇게 체감한 인우가 혼자 나섰던 스페인 여행이나, 시인 가르시아 로르카의 예술적 삶과의 만남, 또한 데카르트적 개인주의 이전의 비이성적 의식세계에 관한 독서, 무엇보다 플라멩코 예술의 본질, 듀엔데, 집시들의 의식구조 등에 대한 탐구가 인우에게는 끊임없이 이어졌었다. 그는 어느 듯 플라멩코의 열정적인 연구가가 된 것이었다.
그녀를 , 풀라멩코를 춤추는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면 ? 아마도 지금의 인우는 다른 사람일 것이다. 여기에 스페인의 시인 가르시아 로르카의 시- 아그나시아 메이야스를 애도함-을 다시 상기한다. 죽음을 투우경기장에서 맞이하였던 플라멩코 댄서이자 투우사인 아그나시아 메이야스 산체스의 극적인 삶의 마지막 순간을 시인 가르시아 로르카가 아래에 이렇게 애도한 시에 인우는 늘 가슴 벅차 했었다:
...............
................
누구도 당신을 모른다. 지금은,
누구도 그러나 나는
당신에 대해 노래하리라.
다음 세대를 위해 나는 당신의
인품과 우아함을 노래하리라.
당신의 이해력 깊음과 인품의 고결함을,
죽음에 대한 당신의갈망과
그 죽음 언저리의 맛을,
그리고 당신이 지녔던 빼어난 기개와 슬픔을.
이제 그처럼 참되고
그처럼 모험심 가득한
안달루시아인 이 땅에 다시 태어나려면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할까.
나는 그의 기품을 가슴 찌르는 말로 노래하리라.
그리고 올리브 숲에 이는
슬픈 산들바람을 기억하리라.
(시 제4편, '사라진 영혼'에서)
' Absent Soul '
The bull does not know you, nor the fig tree,
nor the horses, nor the ants in your own house.
The child and the afternoon do not know you
because you have dead forever.
The shoulder of the stone does not know you
nor the black silk, where you are shuttered.
Your silent memory does not know you
because you have died forever
The autumn will come with small white snails,
misty grapes and clustered hills,
but no one will look into your eyes
because you have died forever.
Because you have died for ever,
like all the dead of the earth,
like all the dead who are forgotten
in a heap of lifeless dogs.
Nobady knows you. No. But I sing of you.
For posterity I sing of your profile and grace.
Of the signal maturity of your understanding.
Of your appetite for death and the taste of its mouth.
Of the sadness of your once valiant gaiety.
It will be a long time, if ever, before there is born
an Andalusian so true, so rich in adventure.
I sing of his elegance with words that groan,
and I remember a sad breeze through the olive trees.
앞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오래전 추운 겨울에 헬레나가 마산으로 날라와 펼친 '플라멩코의 밤'공연 후 그 이듬해 3월 인우는 혼자 스페인 여행길에 나섰던 적이 있었다. 그 겨울 마산에 찬아 온 엘레나의 춤이 준 감동을 그대로 안고 스페인 여행길에 나섰던 것이다.
스페인어에 대해서는 그 철자법 정도만 아는 미숙한 상태인데도 플라멩코에 매혹된 채 목적지를 오로지 그 춤의 고장 안달루시아로 정한 채 마드리드행 비행기에 탑승했었던 것이다. 그리고 마드리도 ,그라나다, 카디스, 헤레스 ,세비아 등 그 지역의 도시들을 한가지 플라멩코를 듣고보고 느끼기 위해 돌아다녔던 것이다. 그리고 도착지 마드리드의 시내 서점에서 구입한 책 한권,'!플라멩코!'(Gwynne 에드워드 편집, Thames & Hudson 출판사 발간)는 여행 내내 옆구리에 끼고 있었다.
영어로는소통이 잘 되지않은 스페인의 방문지에서 유일한 안식처는 도심지의 호스텔이었다. 그 곳에서는 호스텔 관리인이 여행객들과 나누는 언어가 기본적으로 영어였다. 스페인어를 알아들일 수도 읽을 수도 없는 인우로서는 그런 숙박시설이 있었기에 혼자서 그런 여행길에 나설 수 있엇던 것이다. 인우는 스페인 여행중에는 다음 행선지로 떠나기 전 그 곳의 호스텔을 미리 예약해놓은 다음 이동하였을 정도로 그의 여행의 중심지는 호스텔이었다.
그는 이 여행중에 내내 마음에는 엘레나가 동행하고 있었다. 그는 호스텔 프론트에서 체크 인 한 다음에는 베낭을 벗기가 무섭게 미국의 엘레나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그녀의 회신에 감격해 하였다는 뜻이다. 그렇게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역에서 근 스무날 가까이 보내며 주고받은 이메일은 인우가 나중 ebook으로 미국에서 발행한 소설 ' FLAMENCO JOURNEY'의 근간을 이루었다.
참고로 '아래'는 그 이메일 들이다:
3월 1일, 2005
To: 호스텔 정보첸터 : info@metropolhostel.com
호스텔 예약에 관한 것입니다.
나는 한국인 작가로서 스페인에 한 달을 머물 예정입니다. 먼저 마드리드에서 3월19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 dorm베드가 필요합니다. 나는 현재 암스텔담에서 KL 1707편으로 마드리드로 비행, 3월 19일 오전에 도착 예정입니다 예약안내 부탁합니다. 이메일 회신 기다리며, INU
3월 20일, 2005
Dear 엘레나!
안녕! 엘레나가 내게 말해준 양녀로 입적한 그 과테말라 소녀는 얼마나 귀여운가요?
지금 여기는 마드리드입니다. 한달가량의 안달루시아 여행 길에 나섰습니다.
스페인 문화나 언어에 미숙한 여행자로서 견뎌야 할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그 대신 누릴 수 있는 자유로움이 그 보상이 됩니다.
이 곳에서 이튼 날 숙소인 Mad 흐스텔 근처에서 방향감각을 잃고 숙소를 찾지못해 한 참이나 헤매었습니다. 당황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지금은 이 곳 그라나다에서 많은 날을 머물며 다양한 젊은 여행객들 틈에 섞여 지냅니다. 스페인어 발음이 좀 시끄럽지만 자류롭고 행복합니다..
이달 10일쯤에는 버스로 헤레스로 넘어가 마리샤를 만나볼 예정입니다.
엘레나를 생각하며,
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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