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포틀란드의 무희 3-1a

jhkmsn 2019. 6. 16. 09:37


울게 하소서

1.

그렇게 3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녀로 부터도 소식이 단절되고있었다. 그  긴 시간내내  침묵해오던 엘레나로부터 뜻밖의 반가운 이메일이 도착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교신은 다시 시작되었다.. ​

8월 11,2014

Dearest 인우!

이 메일 주소가 여전히 인우의 것인지요?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인우에게 할말이 참 많습니다만 무슨 말부터 먼저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을 그 때 실망시켰던 데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부터 우선 드립니다. 그리고 앞으로 , 어떤 방법으로라도 간절하게 그 점에 대해 보상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동안 나는 그 일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이제는 마음의 안정을 찾았습니다. 나는 자주 인우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인우가 무탈하게 지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부디 건강히 지내기를!

사랑을 담아,

엘레나

월11일, 2014

oh, 엘레나!

이 메일, 엘레나가 보낸 거, 맞지요!!

엘레나, 건강해요?

지금은 별 탈없는 거죠?

엘레나는 지금도 십 수년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내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분입니다.

오늘 이메일로 더 예상치못한 이메일로 더 없이 행복합니다..

그리고 글쓰는 삶을 이어가는 내게 엘레나는 여전히 내 마음에 살아있습니다.

love

인우

8월 12일,2014

예스! 나, 맞아요. 그리고 이제는, 그간 갇혀있었던 어둡고 긴 고통의 터널을 빠져 나와 평정심으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냐게는 이제 인우에게 쓰고싶은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우와 나누고싶은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나는 이혼으로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었습니다. 그것들을 다시 내 마음속에 채워놓고 싶어요

더 많은 이야기를 이메일에 담아 더 자주 보낼께요.

인우의 글을 다시 보게되어 너무 기쁩니다.

인우는 내 마음에 항상 소중한 분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Love,

엘레나

8월13일 2014

주제: 눈물을 통해 희망을 보다

Dearest 인우

이렇게 서로 다시 마음 나눌 수 있게해 배려해주다니! 여간 고맙지않습니다. 인우께서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건강은 요? 나는 긴 우울의 수렁에서 마침내 벗어나 지금은 자내고 있습니다. 나는 2011년 후안과 이혼하면서 여러가지로 고통을 많이 겪었습니다. 나는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도 없었기에 그로 인한 마음의 충격이 컸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와도 관계를 끊게되었는데, 돌이켜 보니 이혼의 상처보다 이머니와의 단교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더 겄던 것 같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육체적으로 폐에 희귀한 이상 증세가 생겨 병원에 입원을 하였으나 병세가 잘 호전되지않더군요. 작년 9월에 어머니와 다시 소통하면서 화해하게 되고부터 몇년간 지속적인 심신의 고통이 점차 치유되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살고싶지도 않았던 나날이 이어졌었는데, 내가 그런 긴 절망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었는지 지금도 잘 알 수가 없습니다. 나의 내면에서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한 탓에 내가 이를 극복할 수 있게된 것이 아닐까 그렇게 여길 뿐입니다.나는 그 몇년기간 동안 플라멩코 노래도 춤은 지금도 잊고 지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지난 날 나는 많은 것을 잃으며 고통을 겪었습니다. 타인들은 내게 냉혹하게 탐욕스러웠고 나는 그것들을 맞서 이겨내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동안 마샤와 자주 접촉해왔습니다. 그녀는 한동안 암투병 하느라 고생했습니다만 이제는 회복중이라는 군요. 마샤의 용기와 내면의 강한 힘에 나는 감탄했었습니다.니다. 그녀는 지금도 여전히 플라멩코 춤과 노래를 이어가고 있기에 존경스럽습니다. 그녀는 모든 난관을 다 극복해나가며 여전히 자신의 꿈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않습니다. 그녀의 그런 삶의 자세는 내게 영감을 줍니다. 그리고 얼마전 새로 사귄 친구가 나의 춤에 대해 이런 저런 물음에 답하던중, 나는 나의 춤 경력에서 가장 의미깊은 플라멩코 공연은 한국의 마산에서 펼친 그 두 차례의 공연이었습니다. 12월의 겨울 추위속에서 나 자신을 잊고 몰두했던 그 춤의 무대가 자금 생각헤도 자랑스럽습니다.이건 참말입니다. 미국에서의 그 어떤 공연도 그만큼 충만감에 젖었던 적은 없었습니다.그리고 앞으로 미국에셔 미음에 들지않는 공연에 나서고 싶지않습니다. 이건 참말입니다. 지난 날 내게 그렇게 공연할 수 있게 해 준 인우의 배려에 깊은 감사를 항상 느낍니다. 마산에서의 그 공연은 내 삶에서 너무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마산은 지금 어떤지요? 여전히 평화로운지요? 항상 잘 지내시기를!

내 마음에 늘 자리잡고있을 인우에게

love.

엘레나.

8월 14일 2014

Oh,엘레네!

이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뻐요. 그렇게나 긴 시간 이어진 고통을 이겨내었군요. 혹시 어머니와 다시 화해하고 포옹하게 된게 그 요인의 하나가 된 것은 아닐까요?! 참 잘 되었네요. 아름다운 일입니다.

이번 메일을 보며 엘레나의 마음속에 어떤 영적 평화로움이 깃들고 있음을 느낍니다.


마샤가 암으로 고생했다고요?

지금은 회복됐다고요?

그 동안 그녀에게 그런 일이 있었군요.

시간 나면 한번 연락해 보아야겠군요.

.

난 그럭 저럭 잘 지낸답니다. 몰입해오던 바깥 세상 일에서 이제 두 발을 빼고는 새로운 글쓰기로 소일하고있지요. 플라멩코의 깊은 노래를 좋아함은 여전하고요.

돌이켜 보면, 엘레나의 마산 공연은 내게는 새로운 경이로움이었습니다. 책을 통해서만 막연히 이해할 수 잇었던 플라멩코의 그 깊은 슬픔의 맛을 그날 엘레나의 무대를 통해 직접 느껴 보았거든요. 엘레나의 춤을 뒷받침해준 기타 솔로의 이국적인 굵은 선율과 조화를 이룬 그 깊은 춤은 압권이었습니다. 그날의 그 깊은 춤 솔레아는 내게는 더 이상 없는 선물이었습니다. 플라멩코를 현장에서 처음으로 대하는 모든 관객도 엘레나의 춤에 열광했었습니다. 그 솔레아 춤은 포틀란드에서 내가 엘레나의 무대를 처음으로 보았을 때의 알레그라아스의 그 눈부신 춤과는 다른 것이었습니다. 자파테아토의 깊은 울림과 절제된 몸동작이 품어내는 기품있는 표현력이 두고 두고 노리에 남아있었던 것입니다. 눈시울을 뜨겁게 한 춤이었거든요.

엘레나를 생각하며,

마산에서

인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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