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의 바다 97 페이지.
어린 조카에 대한 주인공의 시선에 담긴 심리적 요소는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
특별히 개인적이며 어둡다. 이를 테면 다음과 같다;
촛점을 벗어난 저 눈빛, 저것은 어린아이의 눈빛과는 달라. 어미를 잃은 어떤 야생의 불안한
눈빛이댜. 제 아비를 어떻게 저렇게도 꼭 닮았을까?
저 마음도 장차 그럴게 아닐까. 장차 중학교에다로 들어갈 나이가 되면,
이 세상에 자신을 사랑하는 이가 한 사람도 없다는 생각에 빠져 마음은 설음으로 찰기거고...
저 어린 것이 벌서 그것을 느끼고 있어.
내 눈에는 분명히 보이느 걸. 아 어둡게 자라서는 안된느데....
아이는 얼굴 목소리 심지어 그 커다란 눈 생김새 마저 제 '아비'를 닮아 주인공은 속으로
절망했었다.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더불어 놀줄을 몰랐다.
혼자 로보트 작난감을 붙들고 그것을 부수고 다시 조립하는 일이
그가 유일하게 좋아는 놀이였다.
주인공은 그 외모가 자신의 아비를 빼어닮은 데 특히 분노하였다.
'그런데 저 단정한 잘생긴 이마 좀 보지. 그리고 평소의 눈은 어떻고.
저렇게 순하게 안정되어 잇을까. 그래 틀림없이 속 안 깊은 곳에서 어떤 내밀한
증오의 미세한 진동이 일고 잇는 그런 순함일꺼야. 정말 그럴까. 아니야 .그렇지 않아 .
저 순한 미소 좀 봐'
어느 날 아침 일찍 혼자 총영행 버스를 탓을 때의 주인공의 마음에는 그런 의식의 개울?이
흐르고 잇었다. 그날 주인공의 마음 한 구석에 그렇게 그 불씨는 발갛게 타오르고 있었다.
달리는 차 속에 앉아 창밖으로 시선을 던지는 이에겐 차체의 흔들립이 마약과 같다.
어떤 고통도 고뇌도 녹인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주인공은 달리는 기차나 버스에 오를 때에는 창가쪽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