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불씨와 관련한
개인적 고뇌의 요소;
구강의 바다 95페이지.
그런데 이런 여행에는 가늘게 이어지는 의식의 개울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것은 차체의 흔들림으로 내면에 굳어있던 의식의 덩어리들이 저절로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작은 바다로 가득한 마음 한 구석의 틈새를 비집고 더오른 조카 지운의 얼굴과 그의 모습들이
그런 의식의 개울을 이루는 것이다.
오래전 나의 집 대문밖에 자신의 어린 아들을 내버리고 남겨두고 사라졌던 h가 홀련히 집에
나타났다. 그를 본 지 몇년만의 일이었다. 그는 남루했고 신뢰감이 느껴지지 않는 눈빛을 하고 있었다.
h는 집 마당에 혼자 놀고있는 아들이 주인공의 집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분노와 불신의 눈빛으로 그를 대하는 주인공 가족에게 아무 말도 없이 떠났다.
그가 찾아왓다 사라진 집안은 얼마간 침묵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곧 지운의 초등학교 입학 문제를
놓고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하는 주인공의 아내와 방에 엎드려 장난감 로봇트 조립에 정신이 팔려있는
어린 지운에게 주체할 수 없는 분노의 욕설을 퍼붓던 주인공의 노모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그 순간 한참이나 바둑이 곁을 맴돌다 소리없이 대문 밖을 나섰다. 집에서 일어나는 그런
상황의 현장을 더나느느게 자신의 감정이 끓어넘치는 것을 막는 유일한 예방책임을 그는 잘 알고 잇었기 때문이다.
어린 조카 지운은 주인공에게는 그런 숙명적 고뇌의 상징이엇다.
그 후 h가 주인공집에 다시 나타난 것은 그의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서가 아니라
그의 아들과는상관없이 새로 사귀는 어떤 처녀와 결혼하려는 의도 이런 저런 도움을 얻깅 ㅟ해서 였다.
그는 그에게 남긴 아버지의 유산인 초가 한채를 담보로 빌려쓴 돈을 주인공의 아내가 값아
살려두었던 일도 그는 그저 그럴 수 있지 하는 마음으로 주인공을 대하는 특별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h는 그가 삶의 견디기 힘든 고통을 주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에는 주인공이
그 아버지 자리를 대신하게 된 것이다. 이복형인 주인공이 이제는 아버지가 그에게서 받았던
마음의 고통을 바아야 하게 되었었고 주인공은 아버지를 사랑한 주인공은 이를 숙명으로 여겨며
살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