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판의 서문
어느 시점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창동 골목에 막연히 마음끌리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이에 부수되는 숙제가 하나 있엇다.
이 대상을
나의 글 속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
어떤 형식아래 그 대상을
표현해날 것인가.
창동은 마산의 옛 도심으로
지금도 실재하는 공간입니다
나의 글 형식속에서
저 실체를
가변성의 일상의 이미지를 넘어서는,
때로는,
빛과 그림자의 조화로 빚은 탈실재성의 풍경이 되는,
때로는,
얼핏 바흐의 첼로곡이 녹아든 듯한 아련한 글 흐름으로
되게 할 수는 없을까?
이런 사색들이 그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시간의 흐름중에는
나의 손을 유도해 온 마음속의 작가들이 있었다.
릴케,
까뮈
보들레르 등이 그들이었다.
그래서 나의 글 형태에는 그들의 글 색채가 농후하다
어떻게 쓰야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에 매달릴 때
사색한 인물들이었던 것이다.
글 형식에 관한 길을 모색할 때 나는 이들을 사숙하였다.
근자에는
화가 샤르댕이 또 다른 색채로 내게 다가왔다.
이 화가는 무엇을 쓰야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 앞에서
연상된 인물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 화가에 대한 나의 이끌림는
위의 작가들의 경우와는 좀 다르다.
샤르댕,
그는 르네상스풍의 이상주의나
중세풍의 낭만주의와는 거리가 먼 화가였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공간이,
그 안의 꽃, 부엌, 집안의 안주인 등이
그 화가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런 소박한 소시민의 일상이
화폭위에서
그 화가는
미묘한 명암의 색조를 입은
신비로운 대상이 되었다.
나의 글 속의 창동이
내가 취한 글의 형식아래
샤르댕의 그림처럼
미묘한 명암의 색조를 입은
균형과 아름다움의 대상이 되었으면.....
0513,2012
2 년여 전 초간되었던 이 산문집 창동인블루2이 새 글 <깊은 풍경>, <고모령:어제와 오늘>이 그 속에 추가되어 개정 출간되었다. <깊은 풍경>은 올해 초부터 우연히 관심이 쏠리게 된 두 화가의 그림세계에 관한 글이며, <고모령: 어제와 오늘>은 필자의 눈에 포착된 마산의 도심, 창동의 어제와 오늘을 대비되는 그림들을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한 글이다.
그림을 보는 눈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하는 가보다. 필자에게는 지금의 시선은 2년전의 것과는 조금은 다르다는 느껴진다. 같은 그림이지만, 다시 보면, 그림들은 또 다른 의미를 띠며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이 개정판의 그림읽기는 이 시점의 시선으로 쓰여진 글이다. 2년여 전의 사색과는 다소 달라진 지금의 사색이다. 그렇지만 초판본에서 그림에 대한 사색의 흐름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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