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개정증보플라이야기 2-2-2

jhkmsn 2014. 9. 16. 06:38

          2. 플라멩코 소리꾼들

                     2.

'플라멩코의 춤과 기타선율​을 가까이하게 되다보면, 어느 새

그 노래소리가 듣고 싶어질 것이고, 결국에는 그 노래가 다른

요소보다 더 강한 유혹의 힘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인문이

스페인 여행 중에 들은 이 말에 요즈음 머리가 끄떡여진다.  

내장을 파고드는 그 거친 소리( voz afilla')에 ,판소리의 어느

소절의 수리성에서처럼,중독성이 있음을 이즈음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플라멩코 소리꾼 마놀로 카라꼴의​ 칸테 혼도의 하나인 시규리어의

도입부,아이! 아이! 아이!를 들을 때 ,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인문은  카라꼴의 그 깊은 노래를 듣고부터 이따금 그의 공연 영상을

검색해서는 몇번이고 그의 소리특이한 음색을 반복해서 들었었다. 

그 소리꾼은 기타반주자의 손끝이 그려내는 유도의 선율을 따라,

푸른 빛 도는 아득함의 거친 외침으로 침묵을 깨는 그 소리를

시작했었다.​ 그는 이 영탄의 구음을 한 40초 이상이나 길게 , 그리고

중간에 그 흐름을 한 두번 다시 짧은 침묵으로 끊어며 토해놓았었다.

(필자의 플라멩코 이야기 ​페이지 14 참조)

칸테혼도, 시규리러의 아득한 외침의 소리를 두고  그라나다의

시인 가르시아 로르카는 , 자신의 혼이 어떤 검은 고요의 블랙홀에

빨려든 듯했다고 피력했었다. 한없이 이어질 것 같던 긴 탄식이

돌연히 끊어진 순간의 그 짧은 고요가 이 시인의 심안에서 순백의

백합꽃 한송이로 형상화되어 그 도입부인 아이...아이...의 깊은

탄식의 물결을 하늘 높이 띄어보내더라고 하였다.

(Jypsy Cante 페이지 51)

문의 플라멩코 춤과 기타선율 사랑은 유난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이엇던 2001년 초여름 춤꾼 Lau와 만난 이래 그 춤에 홀려

그 몇 년 후 어느 해 겨울 그의 초청으로 경남의 마산에 온 그녀와

기타리스트 마크 퍼그슨이 공연 무대에서  '아침이슬'을, 이번에는

목소리가 아니라,춤으로 표현하여 하여 모든 관객의 열렬한 갈채를

받은 적도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녀가 아침이슬을 주제로 표현한 그 풀라멩코 춤이

관객을 그렇게나 매혹시킨 데에는 그 춤 자체가 아니라 우리들의 귀에

익숙한 <아침이슬> 원곡의 멜로디를 그 기타리스트가 잘 살려냈던 게

더 큰 요인이었다. 클래식 기타 솔로로도 듣기에 아름다운 아침이슬을

이국적인 음색의 플라멩코 기타연주로, 그것도 원곡의 멜로디를 살려

반주를 햇으니 그녀의 춤이 감동적이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Dear Lau

hola!

한동안은 그라나다의 춤꾼 에바 예르부에바의 춤을

검색해 보며 그대를 생각했습니다.

에바의 춤 무대를 보면서 ,

lau가 지금즘 마흔 중반에 들어섰을 터인데,

어떤 모습일지?

지난 2005년 때와는 어떻게 다를지,

그리고 Mac가 요즘도 무대에 오를 때에는

맥주로  목을 적시느지?

등을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Camaron de la isla의 노래 solea를

듣으며 이 글을 씁니다.

그의 반주자 파코 델 루시아의 가타 선율은

뒤로 한 채 오직 그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며

이 글을 씁니다. 전에는 그 기타리스트의 선율을

듣으면서 그 선율에 맞춰 악쓰듯 토해내는

카마론의 더센 목소리에 속으로 다음에는

파코의 독주만 들어야지 하였였을 만큼 그의 목소리는

제게 여전히 그렇고 그러했습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가타소리에보다

카마론의 목소리에 더 홀려 듭니다.

 

오직 그의 노래만을 듣고 싶어 하는

내가 이제 춤보다 오히려

노래소리에 더 깊게 중독되어감을

그대는 이해할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지금의 내 마음에는 

시각적인 춤이 아니라,

귀로 듣는 그 소리가 ,

그 아득한 애통의 울림이 더 좋습니다.

내장으로 파고드는 그 voz affila가

춤의 회오리선율과 자페테아토보다

더 좋습니다.

춤꾼 lau는 이 말에 공감하리라 여깁니다.

'플라멩코는 어느 누구와도 나룰 수 없는 ,

개인적인 너무나 개인적인 비극이다'

라는​ 말을 처음 내게 들려주었으니까요.​

아침이슬을 춤추는,

Lau를 생각하며

 

마산에서

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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