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원고

The grave in Su Wu Island- Toward Sunset 3-2

jhkmsn 2020. 7. 20. 19:45

2.

*(창불 7, p151 참조)​

아직은 찬 바람을 얼굴로 느끼면서 노인은 지역의 향토사 연구가인 박영수와 그리고, 그 묘소 의 처리 일을 맡아 줄 한 사람과 함께 그 수우섬을 다녀왔다. 오는 6월이면 그 곳 조부님의 묘소를 개장하여 화장하기 위해 동행자들에게 미리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서 였다. 특별히 향토사 연구가 박선생은 노인의 집안인 의성김씨의 친척들이 여럿이나 살아 온 마산의 구강마을에 위치한 갈릴리 교회에 대해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곳에서 청소년기를 살아 온 이 노인에게 물어 볼 게 많았던 참에 마침 그날 노인을 따라 그 섬으로 동행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교회는 용마산 기슭에 빛바랜 화감암 건물 그대로 숨죽인 붙어있고 , 특히 그 입구 안쪽에 서 있는 교회 건물 앞쪽에 나즈막한 키의 목조 종탑과 그리고 담장 밖의 고목 또한 옛 그대로 남아있다. 마산 지역을 이 곳 저곳 고물장사처럼 뒤지고 다니며는 박영주로서는 이래 저래 산업화 이전의 그 곳 구강 마을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인문에게 물어보고싶은 게 이래 저래 한 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박영주는 그 교화의 설립자 차목사의 부인과 6.25 전쟁 당시의 손원일 해군제독 부인이 친 자매였다는 사실까지 들먹이며 산업화 이전의 구강 마을의 향토사적 흔적이나 더 나아가 해방 직후 시회적 혼란기에 그곳에서 공산주의자로 암약하다 행방불명되었다는 이씨의 유족에 대해서도 관심이 여간 크지 않았던 것이다. 그 날 섬에서 나와 창동의 향숲 카페에 앉은 둘이 나눈 대화는 다음과 같다:

박영주: 그 섬은 앞에 툭 트여 멀리 진해만의 한 모퉁이 까지 시야에 들어오던 데요. 이 곳에서 그렇게 넓고 멀리 까지 바다 전망을 가진 해안이 드물 건데요. 인문의 그 선대묘소는 어찌 그런 명소에 자리잡고 있다니! 배를 타고 건너와야 할 무인도에 그렇게?

노인: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 곳 일대가 아마도 오래 전부터 선대의 땅이었겟지. 아닌게 아니라,그 앞 바다를 지나는 뱃사람들 마다 바다 한 가운데서 눈에 띄는 그 묘소를 두고는 명당 자리라고들 했다고 해요. 그 묘소 앞에 화산암의 기암괴석이 버티고 서 있어 웬만한 파도에도 그 자리는 오랜 기간 별 탈이 없었는데 지난 10여년 사이 두번의 큰 태풍과 해일에 그만 그 반쪽이 깍익 말았었다오.그나 저나 이제는 그 자리에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 것이기에........

박영주: 그러니까 구강마을의 터주 집안 중의 하나였던 김씨가 그 후손들이겠군요.

노인: 말하자면 그런 셈이지.

박영주: 그 자리가 앞으로 비게 되면 인문님은 허전해시겠어요.

노인: 나야 그렇겠지만 어느 후손이 그런 마음을 갖겠소?!

박연주: 그렇겠군요. 그런데 인문님! 그 교회는 언제부터 그 곳에 서 터를 잡게되었는지요. 시내에 위치하고 있는 문창교회처럼 오랜 역사를 지닌 교회는 아니잖아요?.

노인: 글쎄. 내 모친으로부터 오래전에 들은 건대,. 그 교회의 오른 편 쪽의 목사 사저는 원래는 나의 부친의 집이었다고 했어요. 그 기와집 뜰에 감나무가 두 그루 오래동안 서 있었구요. 그러고보니 그 목사가 그 터에 자리잡은 다음에 처음 그 교회를 세운 거 였었던 것 같아요. 해방 직전에? 아마도 그 목사 부인이 이 곳에 무슨 연고가 잇었던 게 아닌가 그렇게 여겨지기도 해요. 어쨋거니 여긴 마산의 변두리였으니 땅값도 아주 쌋을 터였을 게고.

박영주: 인문님의 첫 산문집인 '구강의 바다'에 담긴 이야기들이 연상되는군요. 그 속에 담긴 갯바람 냄새나 교회의 새벽 종소리 등이....

노인: 박선생이 그것들을 그렇게 들추니 글쎄, 불현듯 눈에 아롱거리네! 그립기도 하고,그렇지만 '어린 시절부터 흘러간 모든 날들은 작은 벌레가 나무속에 살며 장롱을 갉아먹으면서 토해내는 먼지같은 것.' 그 목사님도 사모님도 그리고 저의 부모님도 이미 잠들어 전설속에 묻혀들었고, 나 또한 시간이 지내면 구강 이야기와 더불어 아련한 전설의 일부가 될 터이니... 살아있는 지금 우리들은 그저 'signifying nothing' 인 말들을 입으로 murmuring 하는 그림자들이겠지!

*두 사람의 대화속에 , 그 묘소와 노인 사이에 담긴 70 여년 전의 어떤 숨겨진 일화를 추가할 것.

노인의 모친이 오래 전에 그에게 들려준 집안일의 일화 한토막.

- 6.25 전쟁을 전후하여 구강마을에서 성묘동네의 좌익 청년들이 그 마을의 동장인 김문하를 밤에 테러하기로 모의한 날 동장은 동네의 형제와 사촌들과 함께 이 수우섬 묘소에 성묘가는 날이었다. 그 분위기를 감지한 구장의 부친이 서둘러 그 섬까지 한 낮 내내 걸어 가 돌아오는 아들일행과 진동근처에서 만나 이 사실을 알리고 그들을 일단 그 곳에 머물게 하다.

그 날 밤 집에는 구장의 아내와 그의 5살 박이 딸과 그리고 젖멋이 아들, 그리고 집안의 먼 친척 할머니가 있었다. 구장의 아내는 한 밤에 어떻게 그 낌새를 눈치채고는 젖먹이 아들 하나만 품에 안고 집 뒤 산쪽으로 피산하였다고 하였다. 75년 전 해방 전후의 그 일화에 담긴 그 젖먹이가 곧 그 노인이다. 이 일화를 노인의 어머니나 생전에 그에게 들려주었었다.-

?????

프랑스의 남부의 작은 해안 도시 세트에는 해변의 묘지가 있다. 그리고 그 해변의 묘지에 시인 발레리가 묻혀있다. 그의 시, 「해변의 묘지」를 두고 시인 본인은 그 시의 의미는 독자가 해석하는 의미들이라고 말했다. 시인의 의도와 시의 의미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없는 경우는 무수히 많다. 시를 분석하고, 의미를 도출하는 과정은 시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루어지기도 한다. 144행의 장시 「해변의 묘지」의 배경은 쉽게 지중해의 바다를 굽어보는 높은 산 위에 존재하는 묘지라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이러한 근거로 「해변의 묘지」에서의 '고요한 지붕'이 '바다'를 비유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고요'은 시의 전반에 깔려 있는 정서라고 할 수 있다. 「해변의 묘지」에서의 '바다' '하늘' 그리고 '태양'과 같은 자연은 신을 상징한다는 관점에서, 시인은 자연 현상과 자신의 인식 작용을 두고 오랜 기간 사유했던 것이다.

첫 3연은 생명의 근원으로 보이는 바다 ― "항상 새로 시작하는 바다" ― 와 고요, 심연, 평화, 영원 등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시적 화자는 그것들에 감탄하고 찬미하는 태도를 보인다.

'영문원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09- After Landscapes Invisible  (0) 2020.09.09
Two family bosses- Toward Sunset-4  (0) 2020.07.21
The grave in Su Wu Island- Toward Sunset3  (0) 2020.07.20
20-Year-Old Grandma, Toward Sunset 2  (0) 2020.07.18
Toward Sunset-6  (0) 202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