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플라멩코 바일라오라b4-4

jhkmsn 2019. 8. 14. 05:33

4.

7월 0일, 2019

엘레나에게

가르시아 로르카가 플라멩코 시규리어의 소리를 바흐곡의 흐름으로 비유한 문장을

이 이메일로 보냅니다.

"굽이치는 시규리어의 깊은 울림은 그 시작이 꼭 바흐의 첼로 곡의 흐름과 같다.

의미하는 바는 서로 다르지만,

물결치며 흐르는 바흐의 그 깊은 멜로디는

끝없이 이어지며 둥글게 원을 그린다.

이에 비해 플라멩코의 시규리어 노래의 그 외침의 경우,

그 멜로디는 그네들의 몸과 마음에서 빠져나와

사람의 보편적 희망과 열정을 온통 담아 실은 채

우리의 영혼이 도달할 수 없는

아득히 먼 수평선의 끝 점으로 사라진다,"

그 시인의 예측 불가능의 아름다운 상상력이 담긴 싯적 표현입니다.

오늘은 이 한토막의 글귀가 가슴에 가득 차 다른 무엇을 이에 더 보탤 수 가 없습니다.

.다시 또 연락하겠습니다.

아브라죠스!

인우

.

7월 0일,2019

인우에게!

그 문장은, 소리를 내어 읽어야할 글이내요.

그 문장 자체는 우리들의 상식적인 이해를 거부하고 잇어요.

어쩐지 신비롬기도 하고 허무감이 드네요.

요즘은 인우가 잘 아는 이 곳 파우엘 서점의 카페에서 이따금 책을 읽기도 하고

피이오니어 스퀘어 노천광장의 돌 계단에 앉아 점심시간에

여러 젊은 여행객들 틈에 끼어 앉아

부리토를 먹기도합니다.

오늘은 이곳 이 서점에 앉아 cante lyrics를 모아 이에 대한 해석을 덧붙인 일종의 시집을 읽고있습니다. 그 노래의 가사들은 짧고 싯적이었습니다. 플라멩코를 문학적 시각에서 새롭게 느끼게 되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무대에서 춤을 출 때에는 지금과는 달리 오로지 춤의 형식, 기교 등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졌었는데.

집시의 음악의 이런 싯귀들을 통해 나의 춤을 사색의 냉철한 자세로 되돌아보기도합니다. 플라멩코 춤은 움직임이 적은 몸짓으로도 많은 표현력이 담길 수 있는 게 플라멩코의 깊은 춤임을 뒤늦게나나 깨닫습니다. 시규리어는 기교를 뛰어넘는 춤이어야 하거든요. 그러다보니 그러나다의 유명한 댄서 에바 예르바 부에나의 시규러 춤이 연상되기도 하는군요. 시집에서 시선을 붙드는 한 구절을 인우에게 보냅니다:

달에는 달무리가 져있고,

사랑하는 사람은 죽었다

There's a halo round the moon

My love has died .

이 두줄의 단어속에 담긴 비통함!.

신비스런 감성적 표현입니다

이 노래의 가사를 두고 로르카는 이렇게 감상하고 있네요:

단순하고 진정한 신비,

,깨끗하고 완전한,

그리고 그늘진 숲 또는 방향타 없는 배들도 없는,

살아 있는, 영원한 죽음의 신비!

Simple, genuine mystery, clean and sound,

without gloomy forests or rudderless ships-

the living, eternal mysyery of death!

7월 0일,2019

다어 엘레나!

오늘은 엘레나에게 고백하고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내 혼자만 간직해왔던 이 내밀한 것을 털어내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싯점을, 놓치면 그런 기회가 온다 손치더라도, 틀림없이 헛된 일이 되고 말 것입니다.이 시점에 그 꿈이 사라지지않게 할 마지막 기회이기에 그렇습니다.

지금 털어놓을 이 고백은 나의 삶과 꿈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엘레나가 춤을 포기하면 그것은 엘레나의 개인적인 비극 이상의 것입니다. 엘레나, 한 사람의 좌절과 슬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엘레나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내게도 불행으로 남게 될 것입니.

지난 날 내게는 두개의 삶의 목표를 차례 차례 잃은 억누를 수 없는 슬픔이 있었습니다. 이제 또 하나의 소중한, 곡 지키고싶은 희망의 대상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지향할 새로운 목표를 찾을 나이를 넘었습니다.지금 나는 노년기에 깊게 접어들고 있음을 엘레나도 잘 알고 있지않습니까?.

엘레나를 만나기 전 정치학 박사로서 학문에 전념하던 나는 그 길을 포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소련의 대통령 고르바초프의 정치적 이념애 대한 연구가 나의 학위논문의 주제였는데 그 연구가 결실을 맺게될 즈음 국가로서의 소년이 사라지고 그 지도자 고르바초프마저 권좌에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그로 인해 나의 연구분야가 사라지고 만 셈이었기에 그 길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련의 지도자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새로운 사고'는 국제정치학도였던 나에게는 경이로운 것이었다.그런 점에서 고르바초프의 실각과 소련은 붕괴는 나의 꿈 마저 사라지게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연구의 대상이 하루밤 사이에 연기처럼 사라진 나에게 학문의 길은 더 이상 무의미해졌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길을 표표히 내 던졌다.

그 대안으로 수십년간  회화예술 탐구에 몰입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러 다시 길을 잃었습니다.오늘 날의 탈 예술적 포스터모든의 시대에 내가 탐구해 온 예술적 목표가 눈 앞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이 길에서도 더 나아갈 목표를 잃게 되었습니다.

아,  엘레나가 댄서로서의 춤을 포기한다는 것은 나로서는 예술적 탐구를 위한 소중한 동행자를 잃게됨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내게는 말로서는 표현할 수 없는가슴아픔입니다.

오늘은 엉뚱한 이야기만 널어놓은 것 같아 좀은 쑥스럽습니다.

다음에 또....

인우

7월0일, 2019

Dearest 인우.

오, 인우!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찌 알지못합니다.오늘 인우에게 보낼 수 있는 것은 

 눈물 뿐입니다.

아브라죠스!

엘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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