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산문

그림속의 악사

jhkmsn 2016. 9. 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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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클래식기타하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이 타레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그리고 학창시절 기타 좀 만져봤다는 사람들이 한번씩은 흉내내어봤던 스페인 민요 사랑의 로망스일 것입니다.이 둘을 제외하고 가장 유명한 클래식기타 작품을 꼽자면 지금 소개할 이삭 알베니스(Isaac Albeniz)의 전설(Asturias)을 들 수 있습니다.사실 제목까지 정확히 아는 일반인이 흔지는 않지만 상당수의 분들이 들어보면 오 이곡!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인문은 그 무엇보다도 바하의 이 샤콘너 기타곡을 좋아한다. 이 곡은 원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제2번인데, 기타로 편곡한 곳이다.일종의 춤곡으로 전체가 3부분으로 되어 있다. 좀 더 설명하자면, 제1부는 3분음표의 기타 특유의 펼침화음(아르페지오)이 인상적이다 제2부는 고요함으로 시작하여,점점고조 되고 화성적으로 이끌어져 곡 중에서 가장 기타적 이라 볼 수 있다.제3부는 1부와 같이 변주가 계속된다. 후반의 아르페지오는더욱 빛난다. 끝부분의 3잇단음은 왼손운지의 옮김이 많아져 연주하는 데 기교를 요하는곡이다.

현 대의 기타음악의 거장 고 세고비아(Segovia)는 그가 기타로 편곡한 바흐음악으로 세상 누구도 초중할 수 없는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정말이지, 이 샤콘느를 듣고 있노라면 세고비아의 아름답고 오묘한 음색과 음악성에 도취되어 무어라고 표현하기 힘든 황흘감을 느끼게 된다.

스페인의 그 집시악사에게는 인문이 매료될만한 다음과 같은 특별한 점이 있었다. 그 집시 기타리스트에겐 집시족의 특징인 여러 점을 그대로 가지고 잇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집시인들에겐 미래에 대한 큰 포부가 없으며, 그들은 삶의 기본적인 요소만으로 만족할 줄 안다. 그의 의식속에는 진보라거나 발전의 기념이 없다.그들은 치열한 경쟁이나 경쟁자들을 경멸하며, 교통이 번잡한 거리나 현대식 건물의 번쩍이는 카페, 목적지없는 부산한 문명 응 현대적 분위기를 싫어한다. 한마디로 그들은 진보에 무관심한 철학을 지니고 있다. 물질주의, 할부 제도 생명보험 등....목표도 없이 부산한 현대적 삶에는 무관심하다.


한편 ???인문과 기타맨의 공연 지속???

인문은 창동지역에서 화가들의 전시 작품에 대해 그림평을 해줄 때에는

전시회 개회식에 그 노인과 함께 참여하여 그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기타 독주를 하도록 주선하였다. 전시회에 그림을 보러 오는 관객이나

화가들이 그의 기타연주 솜씨에 박수를 보내기 때문이다. 그 노인은

관객 앞에서 연주하는 것만으로 행복해한다. 그리고 전시화가의 입장에서도

그 기타맨이 자원봉사자로 기타연주해주니 그저 고맙기만할 뿐이다.

근자에 이르러 기타맨은 인문을 따라 그림 전시회 개회식에서 두번이나 기타를 쳤다. 두번 다 대우 백화점의 갤러리에서였다. 한번은 최성수 화가의 그림 전시회 개회식에서, 그리고  같은  갤러리 공간에서 열린 현재호 추모전에서였다.

최성수 화가의 경우,그가 20년 가까이 그림 그리기를 시작한 이래 가진 첫 개인전이라고 하였다. 그림그리는 게 그저 좋아 집에 화실을 꾸며 놓고 시나부로 마음가는데로 그렸다는 것이다. 인문은 그의 전시회 전그의 화싷에서 그림들을 처음 대하면서 막막한 느낌이 들었다.그의 그림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쓰야할지 감을 잡을 수 없었기때문이었다. 그의 유화들은 화가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캔버스위에 그린 것이 아니라 나무판 위에 그린 것으로 색채는 보기에 지나치게 진하여 탁한 감마저 들었다. 그런데 한편 구석에 놓인 제법 오래된 유화한 점이 그의 서신을 붙들었다. 그 그림이 없었다면 그는 아래의 그림평- 최성수의 바이칼 호수- 쓰기에 애를 먹었을 것이다.

 

'아래'


3월 2일, 2015.

<최성수의 바이칼 풍경>
 윤화백님!
 제번하옵고,
모처럼 제게 소중한 회상의 순간을 떠올리게 해준 최성수 화가의 그림

한점,'바이칼의 풍경'과 관련한 정담을 나누고 싶어 필을 들었습니다.
 
지난 날 제가 혼자 나선 시베리아 여행길에  맛본 어떤 드문 경이감이
한 분의 화가로 인해 , 그리고 그 분의 유화 한 점으로 인해
다시 되살아나는 가슴 벅찬 회상의 순간을 누렸습니다. 
시베리아의 설원의 고요한 신비의 자작나무 숲의 여명,
바이칼 호수가 있는 쪽으로 뻗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가로수길,
멀리 보이는 하늘 아래에 있다는 그 호수의 바람소리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궁금증 ,....등등!
 
그 분은 4월 초에 대우갤러리에서 작품 전시회를 가진다는
월초 최성수 화가입니다. 그리고  그 가슴 벅차오름의 순간을
다시 회상하게 된 것은 그 분의 아틀리에에 있는 유화 한 점에
시선이 끌리면서였습니다. 그가  그린 바이칼 호수 풍경이
그것입니다. 최성수 화백을 그의 아틀리에에서 만났을 때,
 '와! 바이칼 호수와 마주할 수 있었다니!
참 운 좋은 분이시구나,' 하며 
속으로 부러워했습니다.
 
아래의 이 울림의 글에 귀를 기울여보시기를!
'바이칼 호수의 바람소리를 들어보라, 그러면 기도의
참 뜻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어느 책에서 읽은 이 암시적
글 한 줄에 , 그리고  그 호수에 대한  안톤 체홉의 한 마디-
'그 아득한 호수의 끝이 어디인지는 하늘을 나는 철새 들 만이
알고 있다.'- 에 홀려,  저는 그 낯 선 시베리아로 향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페테르부르그에서 이르크츠크 까지 내닫는 검은
TSR 기차 속에서 수도사처럼 경허의 마음과 탐색의 눈빛으로
그 호수에 이르고자 닷새의 밤과 낮을 보냈습니다.
불운하게도, 마지막 순간에 시베리아의 그 '성스러운 바다'
곁에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그 후로 내 마음에는  바이칼의
바람소리에 대한 궁금증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최성수 화백은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후 건축가의 길을
걸었던 분으로, 오래 전 언젠가부터 홀연히 화필을 들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김환기의 초기 달항아리 심상에, 
루소(H두갸 Rausseau)의 환상적 원시림, 그리고 가까이는
남정현의 반추상적 바다 풍경에 끌리면서, 독학으로
화가의 길에 들어선 듯...
한편, 그 분이 이집트 여행길에 머문 나일강의 인상을
재현적으로 담은 '나일강 풍경'의 경우, 화가가 감성적으로
클로저업시킨 삼각돛단배로 인해 제 시선이 머물더군요. 
 
그가 주로 집중한 작업은 주로 목판화였습니다. 나무판에
조각칼로 새겨진 산수의 형상을 붓으로 채색한 그림들입니다.
바다, 산, 하늘이 청, 홍, 백 등의 자연 색상을 띈
유화들이었습니다. 산수에 대한 화가의 내면적 서정과 사색이
조각칼 끝으로 표현된 반추상의 심상들이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으로, 목판위에 새겨진 요철의 형상들이
색채와의 부조화로 인해 명징한 색상을 띠지 못하더군요.
그의 목판채색화 앞에서 문득 이렇게 인그래브된 (engraved)
형상들에 순수한 먹빛을 입혀 판화로 태어나게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기도 했습니다.
 
윤화백님!
이 3월이 다 가기 전, 뒷산 솔향을 안주 삼아 술 한잔 나누고
싶습니다. 소식 한번 주시기를! 
 
석전동의 우거에서
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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